해마다 더 뜨거워지는 제주 바다…양식장은 고수온과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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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더 뜨거워지는 제주 바다…양식장은 고수온과 사투

연합뉴스 2026-07-17 09: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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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고수온 피해 50억원대…올해 5~6월 수온도 1~2도↑

제주도, 46억원 투입 총력전…"기후적응형 양식 전환이 과제"

폭염에 폐사한 제주 양식장 광어 폭염에 폐사한 제주 양식장 광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기후변화로 제주 바다가 해마다 뜨거워지면서 양식장이 또다시 긴장의 여름을 맞았다.

2024년 역대 최대 폐사 피해에 이어 지난해에도 5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는 연안 수온이 지난해보다 더 높게 나타나 양식어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재해보험료 지원과 예찰 강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장기화하는 고수온에 맞춘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2년 연속 50억원대 피해…"올해 바다 더 뜨겁다"

제주는 전국 최대 광어 양식 산지다.

2025년 말 기준 도내에서 운영 중인 육상양식장 373곳 가운데 광어 양식장이 90% 가까이 차지한다.

바닷물 온도가 곧 양식산업의 생산량과 어가 소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4년 여름 제주 바다는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남겼다.

그해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고수온이 이어지면서 육상양식장 78곳에서 광어 221만5천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53억원으로 집계됐고 어업인들은 실제 피해 규모가 284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피해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고수온이 85일간 지속하면서 육상양식장 62곳에서 광어 180만마리가 폐사해 52억원의 피해가 났다.

제주지역 양식생물 피해액은 2020년 1억7천만원에서 2022년 4억8천만원, 2023년 20억4천만원, 2024년 53억4천만원, 지난해 52억원으로 증가하며 고수온이 이제는 일시적인 재난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우리나라 표층 수온 상황도 지난해 8월 우리나라 표층 수온 상황도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수온 특보도 빨라지는 추세다.

최초 고수온 특보 발령일은 2021년 7월 23일, 2022년 7월 8일, 2023년 7월 28일, 2024년 7월 24일, 지난해 7월 9일이었다.

올해는 아직 특보가 발령되지 않았지만 발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제주 바다는 지난해보다 더 뜨겁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제주 연안 13개 정점의 월평균 수온을 조사한 결과 올해 5월 평균 표층수온은 18.7도로 지난해 같은 달(16.6도)보다 2.1도 높았고 6월에도 21.4도를 기록해 지난해(20.2도)보다 1.2도 높았다.

여기에 중국 양쯔강에서 흘러나온 담수가 제주 해역으로 유입되는 저염분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는 양쯔강 유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감시 필요성이 더 커졌다.

제주 바다가 뜨거워지는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다.

바다는 대기의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에 기온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수온도 함께 오른다. 바닷물 온도 자체가 태양복사열로 데워진 결과여서 대기가 뜨거워질수록 바다도 뜨거워진다는 것이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의 설명이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기온 상승이 결국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고수온 특보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며 "고수온은 몇 도까지 오르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수온이 높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양식생물은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과 폐사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기록적 무더위에 소비자들 긴장…양식장 광어 폐사 기록적 무더위에 소비자들 긴장…양식장 광어 폐사

(서울=연합뉴스) 기후변화 영향으로 이어진 무더위로 인해 제주에서 고수온으로 인한 광어 폐사 신고가 들어와 농축수산물의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한 대형마트에 광어회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물고기는 숨찬데 산소는 준다…'예방' 넘어 '적응'의 시대

고수온이 위험한 이유는 물고기의 몸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양식 어류는 수온이 오를수록 신진대사가 빨라지고 호흡량도 늘어난다.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지만 따뜻한 바닷물은 차가운 바닷물보다 녹아 있는 산소량이 적다.

물고기는 더 숨을 쉬려 하지만 정작 물속 산소는 부족해지는 셈이다.

먹이 섭취량이 줄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질병에도 취약해진다.

광어는 적정 수온인 18∼24도를 벗어나 25도 이상이 되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사료 섭취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 한계 수온인 29도에 육박하면 장기 기능 정지와 질병 취약성 급증으로 집단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

저염분수까지 겹치면 몸속 염분 균형을 유지하는 데 큰 에너지를 써야 해 생존 환경은 더욱 나빠진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표층수온이 28도에 도달하면 고수온 주의보를, 28도 이상이 3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고수온 경보를 발령한다.

이 때문에 양식장에서는 특보가 내려지기 전부터 수온계를 수시로 확인하고 먹이 공급을 줄이며 액화산소를 공급하는 등 대응에 나선다.

뜨거운 바다 물고기 떼죽음 뜨거운 바다 물고기 떼죽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러 해 피해를 겪은 어가들은 고수온으로 폐사하기 전에 출하 크기로 자란 물고기를 미리 내다 파는 자구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고수온이 길어질수록 액화산소 구입량이 늘고 산소공급장치와 취수펌프 등 설비의 가동 부담도 커져 양식어가의 운영비 부담이 가중된다. 액화산소는 고수온으로 부족해지는 물속 산소를 보충해 폐사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제주도가 올해 고수온 대응 예산을 지난해 25억원에서 46억원으로 늘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액화산소 구입 지원과 재해보험료 지원, 이상수온 대응 장비 보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저층 해수를 끌어오는 취수관 연장 사업도 새로 시작했다.

공수산질병관리사 10명을 권역별로 배치해 질병 예찰도 강화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수온에 강한 참조기 시범양식과 사육 환경을 제어하는 순환여과 사육시스템 실증 등 양식 구조 개선도 병행한다.

김완진 제주도 양식산업팀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은 (제주도 차원의)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현재는 액화산소 지원과 취수시설 개선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양식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양식장 현장방문한 제주도의회 의원들 양식장 현장방문한 제주도의회 의원들

(제주=연합뉴스) 지난 14일 제주도의회 농수축위원회 의원들이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식장에 방문해 고수온 위험에 대한 현장 대응상황을 살피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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