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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를 잇는 신도평화대교가 지난 14일 오후 2시 전면 개통했습니다. 신도와 시도, 모도는 이미 연도교로 연결돼 있습니다. 신도평화대교를 건너면 자동차로 세 섬을 차례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신도평화대교는 해상교량 2.07㎞를 포함해 총길이 3.26㎞, 왕복 2차로 규모입니다. 도로 한쪽에는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는 통행로를 냈습니다. 자동차와 이륜차는 물론 자전거와 보행자도 통행료 없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교량 제한속도는 시속 50㎞입니다.
다리는 영종도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서해남북평화도로 14.6㎞ 가운데 1단계 구간입니다. 아직 강화도까지 길이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신도와 강화도 사이 11.4㎞는 2단계 사업 구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분간 여행자는 신·시·모도를 둘러본 뒤 신도평화대교를 다시 건너 영종도로 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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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다리로 옮겨간 섬 여행
다리 끝에서 처음 만나는 곳은 신도입니다. 세 섬 가운데 가장 크고 동쪽에 자리한 섬입니다. 논과 밭 사이로 낮은 집들이 모여 있습니다. 섬 가운데에는 해발 180m 남짓한 구봉산이 솟아 있습니다.
구봉산은 높이보다 길이 좋습니다. 산허리를 따라 완만한 임도가 이어집니다. 구봉정에 오르면 서해와 섬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짧게 걷고 싶다면 임도를 따라도 좋고 섬의 윤곽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능선을 오르면 됩니다.
신도에서 시도로 넘어가는 다리는 짧습니다. 차로 건너면 섬 하나를 지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챌 정도입니다. 길은 논밭과 저수지 사이를 지나갑니다. 바다는 길옆으로 나타났다가 마을과 낮은 구릉 뒤로 다시 숨습니다.
세 섬은 자동차로 돌아보면 크지 않습니다. 주요 여행지만 둘러보는 데 긴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여행의 길이를 정하는 것은 거리가 아니라 머무는 시간입니다. 해변에서 얼마나 오래 바다를 볼지, 섬길을 어디까지 걸을지에 따라 하루의 밀도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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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북쪽 수기해변은 세 섬 여행의 중심입니다. 백사장은 넓고 바다 쪽으로 경사가 완만합니다. 물이 빠지면 모래사장 앞에 갯벌이 펼쳐집니다. 바다 건너에는 강화도 마니산 능선이 길게 누워 있습니다.
해변 뒤편에는 소나무숲이 자리합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솔잎이 부딪히는 소리가 파도 소리 사이로 스며듭니다. 바다에 뛰어들기보다 모래사장을 걷거나 나무 그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기에 더 잘 어울리는 해변입니다.
수기해변은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촬영지로 한때 이름을 알렸습니다. 촬영지의 기억은 옅어졌지만 해변 앞에 펼쳐지는 갯벌과 마니산 풍경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해변에서 조금 더 걷고 싶다면 수기해안둘레길로 발길을 돌리면 됩니다. 해변을 벗어나 완만한 길을 따라가면 시도의 해안선과 주변 섬이 차례로 펼쳐집니다. 해변에 서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높이에서 서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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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많은 캠핑 여행도 가까워졌다
다리 개통의 변화를 크게 체감하는 이들은 캠핑객입니다. 이전에는 텐트와 의자, 취사 장비를 차량에 싣고 삼목선착장에서 차를 다시 배에 실어야 했습니다. 돌아오는 배편에 맞추려면 바다가 좋아도 서둘러 장비를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캠핑 장비를 실은 채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움직이는 가족이나 짐이 많은 여행객에게는 이동 과정이 한결 단순해졌습니다. 저녁 바다를 본 뒤 돌아오거나 섬에서 머무는 시간도 일정에 맞춰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해변 아무 곳에서나 야영하거나 취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용 가능 구역과 운영 기간은 현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캠핑을 계획한다면 출발 전 야영장 운영 여부와 예약 방식, 취사 가능 구역, 화장실과 샤워장 등 편의시설 가동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배 시간을 살피던 수고는 줄었지만 주말 교통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신도평화대교는 왕복 2차로입니다. 신·시·모도 안의 도로와 주차공간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개통 초기에는 오전 일찍 들어가야 진입과 주차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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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해변을 나와 모도로 향하면 길은 다시 바다를 건넙니다. 세 섬 가운데 가장 작은 모도의 남쪽 끝에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습니다.
배미꾸미는 해안의 생김새가 배 밑구멍을 닮아 붙은 이름입니다. 조각가 이일호가 작업실을 마련한 뒤 완성한 작품을 마당에 하나씩 내놓으면서 야외 조각공원이 됐습니다.
공원에는 전시실의 벽과 천장이 없습니다. 잔디밭과 해안을 따라 놓인 작품 뒤로 갯벌과 바다가 이어집니다. 썰물에는 갯벌이 조각 아래까지 넓게 드러납니다. 밀물이 들면 바다가 작품 가까이 다가옵니다. 같은 조각도 찾아간 시간에 따라 배경과 인상이 달라집니다.
인체와 욕망, 관계를 다룬 작품은 고요한 갯벌 풍경과 낯선 대비를 이룹니다. 정해진 순서대로 작품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바닷가를 걷다 조각 앞에 멈추고 작품 너머로 다시 바다를 바라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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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다 자전거가 잘 어울리는 길
신도와 시도, 모도는 자동차로 접근하기 쉬워졌지만 섬의 풍경은 느리게 움직일수록 선명해집니다. 세 섬을 잇는 다리와 마을길을 따라가면 논밭과 저수지, 해변과 갯벌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신도에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로 이동하면 자동차로는 지나치기 쉬운 풍경 앞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논 끝에서 바다가 열리고 좁은 마을길 너머로 갯벌이 나타납니다. 섬을 하나 건널 때마다 바람의 방향과 바다의 표정도 달라집니다.
신도평화대교에는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가 있지만 교량 위에서는 바닷바람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섬 안 일부 도로는 폭이 좁고 별도의 자전거도로가 없습니다. 굽은 마을길에서는 속도를 낮추고 차량과 충분한 거리를 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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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여행도 가능합니다. 세 섬의 주요 여행지를 모두 걸어서 돌아보려면 관광지 체류시간을 포함해 반나절 이상 잡아야 합니다. 여름에는 다리 위와 해변에 그늘이 많지 않습니다. 모자와 마실 물을 챙기고 한낮보다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걷는 편이 낫습니다.
다리 개통은 여행자의 동선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날씨와 배 운항시간에 맞춰야 했던 주민의 이동도 24시간 가능한 육로 이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응급환자 이송과 생필품 운송이 수월해지고 통학과 출퇴근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관광객 증가는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지역경제에는 기회입니다. 섬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집니다. 신도와 시도, 모도의 도로와 주차장은 많은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전제로 만들어진 곳이 아닙니다.
수기해변과 배미꾸미조각공원 주변에 차량이 집중되면 좁은 마을길은 금세 혼잡해질 수 있습니다. 주민의 집 앞과 농로에 차를 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마을 안에서는 속도를 낮추고 쓰레기는 섬 밖으로 가져오는 것이 좋습니다.
2019년의 신·시·모도 여행은 배를 타고 들어가 작은 다리 두 개를 건너는 여정이었습니다. 2026년에는 바다 위에 놓인 긴 다리를 먼저 건넙니다.
오가는 방법은 달라졌지만 섬 안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신도의 논길과 시도의 해변, 모도의 조각공원은 천천히 움직일 때 더 많은 풍경을 내어줍니다. 배 시간표를 접은 자리에는 세 섬에서 머물 시간을 고르는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여행수첩
신도평화대교는 영종도와 신도를 연결하는 총길이 3.26㎞의 왕복 2차로 도로입니다. 자동차와 이륜차, 자전거, 보행자가 통행료 없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교량 제한속도는 시속 50㎞입니다. 당일 여행은 신도 구봉산 자락을 둘러본 뒤 시도 수기해변과 수기해안둘레길을 걷고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으로 이동하는 동선이 무난합니다. 주요 여행지만 자동차로 둘러보면 반나절도 가능하지만 자전거와 걷기를 더하면 하루를 잡는 편이 좋습니다.
신도에서 강화도로 이어지는 도로는 아직 개통하지 않았습니다. 신·시·모도 여행을 마친 뒤에는 신도평화대교를 다시 건너 영종도로 돌아와야 합니다. 주말에는 오전 이른 시간에 섬으로 들어가는 편이 좋습니다. 캠핑을 계획한다면 야영장 운영 여부와 이용 구역, 예약 방식, 편의시설 가동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자전거 이용자는 교량 위 강풍과 섬 안 좁은 마을길에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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