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16종(인버스 2종 포함)에 지난 한 달 동안 7조원 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급락장 속에서도 ‘삼전·하닉 레버리지’로 쏠리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비판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예탁금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보완대책을 내놓으면서, 실제 수요 억제 효과와 부작용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ETF 정보업체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에는 총 7조3천364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가운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3조4천472억원이 들어가 전체 ETF 가운데 가장 큰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조5천83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조4천271억원)가 뒤를 이었고,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도 6천938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들 상품이 ETF 시장 자금 유입 상위 1~3위를 사실상 ‘싹쓸이’한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본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동안에도 레버리지 상품에는 자금이 계속 들어왔다는 점이다. 6월 16일부터 7월 16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19.49%, 삼성전자는 24.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KODEX SK하이닉스·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각각 45.60%, 48.44% 떨어져 본주보다 낙폭이 컸다. 그럼에도 개인들은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와 반등 기대 심리로 레버리지에 베팅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개인투자자 비중은 압도적이다. 한 달 동안 개인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을 합산해 4조2천386억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을 1조6천119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각각 8천595억원, 7천24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규모는 개인에 크게 못 미쳤다. 기관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5조1천713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2조2천67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개미’와 정반대 포지션을 취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개인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장중 변동성을 키우고, 손실 확대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전날인 16일 투자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진입 문턱을 높여 투기성 단기 거래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다음 달 5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은 기존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상향된다. 지금까지는 증권사들이 거래 경험 등을 고려해 3개월 경과 후 예탁금 요건을 완화해주는 관행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완화 운영’이 전면 금지된다. 당국과 업계는 예탁금 상향에 따라 현재 약 12조원 수준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합산 시가총액이 4조~5조원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매 수량 단위도 대폭 늘어난다. 오는 11월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1주가 아니라 20주 단위로만 매매할 수 있도록 잠정 확대된다. 16일 종가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가격이 1만5천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30만원이 필요해, 삼성전자 본주(25만5천원) 한 주보다 진입 비용이 높아지는 셈이다.
교육 요건도 강화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전 이수해야 하는 사전 교육 시간은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난다.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상장은 잠정 중단되며, 이미 상장된 상품에 대해서도 광고·마케팅이 금지된다.
증권업계는 투기성 과열을 식히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시장 위축과 자금 해외 유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과 투자자에게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거래를 줄이려는 목적에 적합한 조치”라면서도 “기본예탁금 상향으로 레버리지 매수를 위해 기존 개별 종목을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어, 코스닥 수급이 더 꼬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행 시기가 분산돼 있어 정책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수 수량을 20주로 제한하고 예탁금을 오직 현금으로만 묶어두는 방식은 개인투자자의 정상적인 위험 헤지 수단까지 가로막을 수 있다”며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의 동력이 꺾이고, 규제가 덜한 해외 상품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레버리지 ETF에 투자 중인 기존 투자자에게도 동일한 요건을 일괄 적용할 경우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급브레이크’가 과열을 식히는 안전장치가 될지, 성장 중인 시장의 발목을 잡는 과잉 규제로 남을지 당분간 치열한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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