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인공지능(AI) 관련주 고평가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1.5% 가까이 밀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67포인트(−0.20%) 떨어진 5만2,552.9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8.63포인트(−0.51%) 내린 7,533.7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87.28포인트(−1.47%) 급락한 2만5,881.9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대만 TSMC가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놨지만,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전반에 걸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으로 연결됐다.
미국 상장 30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4.3% 급락했다. AI 칩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2.40% 하락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4% 떨어졌다.
메모리 관련주 낙폭은 더 컸다. 마이크론은 5.65% 내렸고, 샌디스크는 12.63% 급락했다. 시게이트 테크놀로지(−10.00%), 웨스턴디지털(−9.15%) 등 저장장치 업체들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앙처리장치(CPU)·통신용 칩 등 주요 반도체 업체도 매도 공세를 피하지 못했다. 인텔은 5.84% 떨어졌고, AMD는 5.33% 하락했다. 마벨 테크놀로지도 8.71% 급락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13.69%나 빠지며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충격을 안겼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도체주 조정을 단순한 실적 실망이 아니라 ‘쏠림에 대한 경계’로 해석하고 있다. 자산관리업체 머피앤드실베스트의 폴 놀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번 매도는 철저히 S&P 500 지수 내 반도체 종목의 비중 문제로 귀결된다”며 “3∼4년 전만 해도 비중이 8%였는데 지금은 20%가 넘는다. 나머지 분야는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AI 열풍 속에서 반도체가 지수 내에서 과도하게 비대해진 만큼, 일부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비중 축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와 AI 대형주가 흔들린 것과 달리, 뉴욕증시 2분기 실적 시즌 자체는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지수 구성 종목 40곳 가운데 87%가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실적은 양호하지만 지수 내에서 AI·반도체 비중이 지나치게 커진 상황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관련 종목을 둘러싼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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