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인·블로거 등 4명 대상…"이탈 노동자 압박하려 여권 사진 유포"
(보령=연합뉴스) 변선진 기자 = 충남 보령시에서 일하다 사업장을 이탈한 외국인 계절노동자의 여권 사진 등 신상 정보가 온라인에 퍼졌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17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 등에 따르면 외국인 A씨는 자신의 여권 사진 등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무단으로 유포됐다며 지난 15일 보령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장에는 계절노동자 통역을 맡았던 이들이 A씨가 사업장을 이탈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의 여권 사진을 올려 광범위하게 유포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 측은 이들이 사업장을 이탈해 미등록 상태가 된 노동자의 소재를 파악하거나, 남은 노동자들의 추가 이탈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여권 사진을 온라인에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통역인이 올린 게시물이 수만 명이 가입된 국내 이주민 커뮤니티에 퍼졌고, 이를 본 블로거들이 험담을 담은 게시물과 함께 재유포하면서 확산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고소를 당한 대상은 여권 사진을 유포한 외국인 통역인 2명과 이를 퍼 나른 외국인 블로거 2명 등 4명으로, 모두 국내에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역인들은 언어 통역뿐 아니라 노동자 관리 실무까지 맡아 사실상 브로커 역할을 해왔다는 게 이 단체 측 주장이다.
아울러 외노협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보령시와 법무부가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통역인 등이 계절노동자를 초청한 국내 결혼이주민 가족들에게 "초청한 노동자가 이탈할 경우 5천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탈보증금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를 두고 외노협 측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사적 계약을 강요한 것"이라며 "이주민 가족을 볼모로 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가 인권 유린과 불법행위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맞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y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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