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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DHS)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종 규정에서 F(유학생), J(교환방문자), I(외국 언론인) 비자에 모두 고정된 체류기간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이들 비자 소지자가 학업이나 취재, 교환 프로그램 등 본래 목적을 계속 유지하는 한 별도의 체류 만료일 없이 미국에 머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입국 시 체류 종료일이 명시되며, 기한을 넘겨 미국에 머물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추진해 온 합법·불법 이민 전반에 대한 관리 강화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된다. 행정부는 그동안 외국인 유학생 비자와 영주권을 취소하고 합법 체류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등 이민 규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새 규정에 따르면 유학생(F)과 교환방문자(J)의 체류기간은 최대 4년으로 제한된다.
박사과정 학생이나 장기간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 수련 기간이 긴 의사(레지던트) 등 4년 이상 체류가 필요한 경우에는 미국 이민국(USCIS)에 체류 연장을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연장 신청자는 생체정보를 제출하고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며, 지금처럼 학교가 학생 신분을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방정부가 직접 체류 연장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학생들도 새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즉시 출국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 등록된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새로운 체류 종료일이 부여되고 일정한 유예기간도 제공된다.
그러나 정해진 체류기간이 끝난 뒤에도 미국에 머물 경우 곧바로 불법체류(unlawful presence)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재입국 시 3년 또는 10년 입국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규정은 외국 언론인에게 발급되는 I 비자도 대폭 손질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현재 I 비자는 외국 언론사가 미국에 파견한 특파원이 취재 활동을 계속하는 동안 사실상 장기간 체류가 가능했다.
하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면 언론인 비자의 체류기간은 최대 240일(약 8개월)로 제한된다. 중국 국적 언론인의 경우에는 체류기간이 90일로 더욱 짧아진다.
체류를 계속하려면 국토안보부에 연장 신청을 해야 하며, 승인받지 못하면 체류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미국 내 합법 체류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미국에 장기 상주하는 한국과 일본, 유럽 등 외국 언론사 특파원들도 정기적으로 체류 연장 절차를 거쳐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개편이 국가안보와 출입국 관리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비자 소지자 규모가 크게 늘면서 정부의 관리·감독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고, 고정된 체류기간을 두면 비자 조건 준수 여부를 보다 자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미국은 180만건 이상의 학생비자 입국을 승인했다. 이는 전년보다 1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은 50만명 이상의 교환방문자와 3만7천300명의 외국 언론인에게 비자를 발급했다.
국토안보부는 일부 학생과 교환방문자가 비자를 유지한 채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체류한 사례도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정부의 관리·감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대학원생은 정부 승인 없이 ‘교육 목표(educational objectives)’를 변경하거나 다른 학교로 편입할 수 없게 된다.
또 학업이나 연수가 끝난 뒤 미국을 떠나야 하는 유예기간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졸업 후 취업비자(H-1B)나 다른 체류 자격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케이토연구소의 이민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비어는 학생들의 전공 변경과 편입 제한에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미국에서 수년간 공부한 학생들이 이제는 단 30일 안에 스폰서 기업을 찾지 못하면 사실상 불법체류자가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국토안보부 고위관리 출신인 더그 랜드도 “대부분의 미국인은 국제 학생을 환영하고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규정은 오히려 그 반대로 가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체류기간을 명확히 설정하면 정부가 정기적으로 비자 소지자의 신분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어 제도 운영의 투명성과 관리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규정은 지난해 8월 처음 제안된 이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규정은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된 뒤 60일 후 시행되며, 현재 일정대로라면 오는 9월 중순부터 적용된다. 다만 의회의 규정 심사 절차나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시행 일정이나 일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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