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디플러스 기아가 유럽의 강호 G2를 상대로 국제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작부터 G2의 ‘정글 나서스’를 집중적으로 말린 뒤 전 라인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시우의 올라프와 쇼메이커의 탈리야가 교전마다 상대 진영을 헤집었고, 디플러스 기아는 킬 스코어 18대4, 약 1만5000골드 차의 완승으로 3전 2선승제 승부에서 먼저 한 발 앞섰다.
바이·카밀로 문 연 DK… G2는 ‘정글 나서스’ 승부수
디플러스 기아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26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A조 승자전에서 G2를 꺾고 1세트를 선취했다.
블루 진영의 디플러스 기아는 시우에게 올라프를 맡겼고, 루시드의 바이와 커리어의 카밀로 강력한 돌진 조합을 완성했다. 쇼메이커는 탈리야를 선택해 미드 라인을 책임졌으며, 스매시는 원거리 딜러 자리에 빅토르를 꺼냈다. 바이와 카밀이 먼저 상대 진영에 파고들면 탈리야와 빅토르가 뒤에서 화력을 보태는 구성이었다.
레드 진영의 G2는 브로큰블레이드의 나르와 캡스의 라이즈를 중심으로 사이드 운영에 힘을 실었다. 한스사마는 직스, 라브로프는 레오나를 선택했다. 가장 눈길을 끈 카드는 스큐먼드의 나서스였다. 바이의 공격력을 약화시키고 중반 이후 높은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정글 나서스 승부수였다.
밴 단계에서도 정글과 솔로 라인을 둘러싼 수 싸움이 치열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녹턴과 자르반 4세, 베인, 레넥톤, 카시오페아 등을 차단했다. G2는 리 신과 오리아나, 신드라, 암베사 등을 밴하며 루시드와 쇼메이커, 시우가 선호하는 카드를 견제했다.
밴픽만 놓고 보면 G2는 나서스가 성장할 시간을 벌어 나르와 라이즈의 사이드 운영으로 승부를 끌고 가야 했다. 디플러스 기아의 답은 단순했다. 나서스가 강해지기 전에 정글부터 굶기는 것이었다.
G2가 꺼낸 ‘정글 나서스’… 시작부터 굶었다
승부는 소환사의 협곡에 들어선 직후부터 디플러스 기아 쪽으로 기울었다. G2가 바이와 카밀을 받아치기 위한 카드로 나서스 정글을 꺼냈지만, 디플러스 기아는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커리어와 스매시가 초반부터 상대 정글 진입로를 장악했다. 나서스는 예정했던 동선에서 밀려났고, 정글 캠프를 찾아 먼 길을 돌아야 했다. 루시드는 그 사이 자신의 정글을 안정적으로 챙기는 동시에 G2 진영까지 넘나들었다.
나서스 정글의 핵심은 몬스터를 빠르게 처치하며 ‘흡수의 일격’ 중첩을 쌓는 데 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G2 정글러 스큐먼드는 캠프 하나를 먹기 위해 동료들의 지원까지 불러야 했다. 정글을 키우려다 오히려 라이너들의 움직임이 묶였다.
디플러스 기아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바텀과 미드가 먼저 라인을 밀었고, 루시드는 드래곤과 공허 유충을 차례로 챙겼다. G2의 이색 카드는 채 힘을 쓰기도 전에 짐이 됐다.
첫 도끼가 꽂히자… 시우의 올라프가 달렸다
탑에서는 시우가 승부를 갈랐다. 올라프를 선택한 시우는 브로큰블레이드의 나르를 상대로 과감하게 거리를 좁혔다. 첫 도끼를 맞힌 뒤 끝까지 추격했고, 나르가 순간이동으로 지원을 불러도 물러서지 않았다.
도주로를 막은 시우는 결국 솔로 킬을 만들었다. G2는 직스의 순간이동까지 사용했지만 나르를 살리지 못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탑 킬과 상대 소환사 주문을 동시에 빼내며 격차를 벌렸다.
단순히 힘으로만 밀어붙인 장면은 아니었다. 시우는 이후 G2가 사이드 라인에 매복할 때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았다. 앞선 경기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고립사도 나오지 않았다. 싸울 때는 거칠었고, 빠질 때는 한발 빨랐다.
브로큰블레이드는 나르의 분노를 활용할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올라프가 유체화와 궁극기를 켜고 달려들자 G2의 군중 제어기도 좀처럼 통하지 않았다.
바이·카밀이 열고, 탈리야·빅토르가 닫았다
교전의 시작은 루시드와 커리어가 맡았다. 바이와 카밀이 먼저 상대 한 명을 붙잡으면 쇼메이커의 탈리야와 스매시의 빅토르가 뒤에서 화력을 쏟았다.
드래곤 앞 전투에서는 조합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G2가 나서스의 성장을 믿고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디플러스 기아는 점사 대상을 빠르게 정했다. 나서스를 먼저 쓰러뜨린 뒤 나르와 라이즈까지 차례로 몰아냈다.
쇼메이커의 움직임도 날카로웠다. G2가 측면에서 진입할 때 지형지물을 끼고 공격을 피했고, 곧바로 반격에 나서 캡스를 잡아냈다. 탈리야의 지각 변동과 바위술사의 벽은 G2의 진입로를 끊는 데 쓰였다.
스매시는 바텀 빅토르로 라인전부터 우위를 잡았다. 직스의 원거리 견제를 버틴 데 그치지 않고 먼저 라인을 밀어 커리어가 정글 싸움에 합류할 시간을 벌었다. 초반 나서스를 밀어낸 장면부터 중반 교전의 마무리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판을 만들었다.
용도, 유충도, 포탑도… G2가 가져갈 것이 없었다
G2는 반격할 틈을 찾지 못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드래곤과 공허 유충을 독식했고, 포탑도 연이어 철거했다. 한쪽에서 G2가 인원을 모으면 반대편 라인에서 포탑이 무너졌다.
카밀 한 명을 잡기 위해 G2 선수 4∼5명이 움직였을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커리어가 시간을 끄는 사이 디플러스 기아 본대는 미드와 바텀 2차 포탑을 밀었다. G2는 킬 하나를 얻고도 지도 절반을 내줬다.
20분을 넘긴 시점에는 격차가 1만골드에 육박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바론 버프까지 확보한 뒤 G2의 본진으로 밀고 들어갔다. 루시드가 앞에서 진형을 흔들고, 시우가 도망가는 상대를 추격했다. 쇼메이커와 스매시는 안전한 거리에서 화력을 보탰다.
G2가 마지막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장비와 화력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진 뒤였다. 디플러스 기아는 킬 스코어 18대4, 약 1만5000골드 차로 넥서스를 파괴했다.
‘유럽의 맹주’ 상대로 나온 국제전 최고점
G2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LCK 팀들을 여러 차례 괴롭힌 팀이다. 캡스와 브로큰블레이드를 중심으로 예상하지 못한 챔피언과 운영을 꺼내 승부를 흔드는 데 능하다.
그러나 이날 1세트에서는 G2의 변수가 통하지 않았다. 나서스 정글은 초반부터 성장로가 막혔고, 라이즈와 나르를 활용한 사이드 운영도 시작하지 못했다. 레오나가 먼저 교전을 열어도 후속 화력이 따라오지 않았다.
반대로 디플러스 기아는 흔들리는 라인이 없었다. 시우는 무력과 절제를 함께 보여줬고, 루시드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바이로 맵 전체를 장악했다. 쇼메이커는 캡스와의 미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스매시와 커리어 역시 라인전과 교전 양쪽에서 제 몫을 다했다.
한 번의 대형 실수도 없었다. 무리하게 킬을 쫓지 않았고, 이득을 본 뒤에는 오브젝트와 포탑으로 차분하게 연결했다. 디플러스 기아가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경기 가운데 손꼽힐 만큼 빈틈없는 한 판이었다.
첫 세트를 가져간 디플러스 기아는 이제 한 세트만 더 승리하면 다음 무대로 향한다. G2의 깜짝 카드를 정면으로 눌러버린 기세라면 2대0 완승도 먼 이야기는 아니다.
※STN뉴스 보도탐사팀 제보하기
당신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꾸고, 당신의 목소리가 권력보다 강합니다. STN뉴스는 오늘도 진실만을 지향하며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 1599-5053
▷ 이메일 : invguest@stnsports.co.kr
▷ 카카오톡 : @stnnews
/ STN뉴스=류승우 기자 invguest@stnsports.co.kr
Copyright ⓒ STN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