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잇달아 만나면서 당내 역학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한 의원 복당 문제로 당내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차기 보수 주자로 거론되는 두 사람과의 관계 설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16일 김기현 의원이 자신이 회장을 맡은 미래혁신포럼에 한 의원의 가입을 권유하고, 오 시장을 포럼 강연자로 초청한 데 이어 별도 만찬도 잡았다고 보도했다. 박수영·김대식 의원 등도 두 사람이 참석한 국회 행사와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줄서기’나 ‘킹메이커’와 같은 평가는 익명 의원과 당 관계자의 정치적 해석으로, 해당 의원들이 특정 주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다.
오 시장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식사를 이어가며 원내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중앙일보는 오 시장이 한 달 동안 정점식 원내대표와 권영세·나경원·안철수·이종배 의원 등 40명이 넘는 의원을 만났다고 전했다. 한 의원 역시 영남권과 옛 친윤계 의원들에게 먼저 식사를 제안하고 국회 토론회와 의원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도 오 시장과 한 의원, 안 의원이 중도 확장성을 앞세워 당내 우군 확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의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 5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당내 기반을 넓혀 중앙정치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 의원은 국회 입성 이후 의원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복당이라는 절차적 문턱이 남아 있다. 장 대표는 한 의원이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당을 위기로 몰았다며 복당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고, 한 의원은 장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넘기기 위해 갈등을 일으킨다고 반박했다.
관망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오 시장에게 확실한 원내 세력이 아직 부족하고, 한 의원에 대해서는 복당 반대 여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잦아진 만남을 곧바로 계파 이동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지방선거 이후 보수 진영의 권력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살펴보는 탐색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변수는 장 대표의 거취와 당 쇄신안, 한 의원의 복당 여부다. 장 대표 체제가 흔들리거나 지도부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면 현재의 식사·포럼 중심 접촉이 당권과 차기 대선 구도를 둘러싼 세력 재편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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