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인이 국내 금융회사에서 투자 계좌를 개설할 때 제출해야 했던 실명확인 서류가 법인식별기호(LEI) 발급확인서 한 장으로 간소화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4월부터 'LEI 발급확인서 교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LEI 발급확인서는 외국 법인이 보유한 LEI의 발급 상태와 법인명, 설립 국가, 정보 검증 수준 등을 증명하는 서류다.
LEI는 금융거래에 참여하는 법인을 구분하기 위해 부여하는 20자리 국제 표준 식별번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회사마다 서로 다른 식별기호를 사용해 파생상품 거래 당사자와 위험 규모를 신속히 파악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3년 12월 외국인투자자등록제를 폐지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개인은 여권번호, 법인은 LEI를 이용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다만 외국 법인의 경우 LEI를 보유하고도 실물 실명확인증표가 없어 법인등록서류를 번역·공증해 제출해야 했다.
예탁결제원은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LEI재단(GLEIF)과 협의를 거쳐 발급확인서 교부 권한 확보에 나섰다. 은행연합회와는 금융실명거래 업무해설을 개정해 LEI 발급확인서를 외국인 투자자의 공식 실명확인증표로 추가했다. 이에 주요 법인정보가 완전히 검증된 '레벨1' LEI 보유자는 별도의 번역·공증 서류 없이 발급확인서 한 장으로 실명확인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 LEI의 약 88%가 레벨1에 해당한다.
예탁결제원은 전 세계 LEI 발급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다른 국가와 기관이 발급한 LEI까지 확인서를 교부할 수 있다. 이용자는 예탁결제원의 LEI 관리시스템인 'LEI-K'에서 PDF 형태로 확인서를 신청하고 출력할 수 있다. 확인서에는 위·변조 방지 바코드와 전자서명이 적용된다. 교부 수수료는 제도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비스 개시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총 200건의 확인서가 교부됐다. 펀드가 1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 법인 59건, 정부기관 4건이었다. 정부기관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뉴저지주 연금관리기관 등이 포함됐다.
예탁결제원은 현재 한국과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영어권 9개국을 대상으로 LE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발급·관리 중인 LEI는 총 2008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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