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올해보다 380원(3.7%) 인상된 수준으로, 최근 3년간 2% 안팎에 머물던 인상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다만 노사 간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표결을 통해 결정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380원(3.7%) 오른 금액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3년 5.0%를 기록한 이후 2024년 2.5%, 2025년 1.7%, 올해 2.9%로 낮아졌으나, 내년에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월 환산액(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은 약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약 7만9천원이 늘어난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 간 입장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에서 시작됐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인상한 1만2,000원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1만320원 동결안을 내놓았다.
이후 양측은 12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제시하며 격차를 130원까지 좁혔다.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을 위해 1만600원~1만860원의 조정 구간을 제시하고, 1만720원(3.9% 인상) 수준에서 합의를 권고했지만 노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최종적으로 근로자 측은 1만730원, 사용자 측은 1만700원을 각각 제시했고, 위원 27명의 표결 결과 사용자안이 채택됐다.
표결 결과는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무효 1표였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조사 기준에 따라 최대 298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으로는 약 66만명(영향률 3.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는 약 297만8천명(영향률 13.3%)이 임금 인상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안은 고용노동부에 제출되며, 노동부는 오는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한다.
확정된 최저임금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노사는 고시 전까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최저임금 재심의가 실제로 이뤄진 사례는 없었다.
노사 양측 모두 최종 결정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최근 물가 상승과 체감 생계비를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의 생계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3.7% 인상도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노동계의 어려움도 감안해 제시한 안"이라고 설명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비록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노사의 최종 제시안 차이가 역대 가장 좁은 수준까지 줄어든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과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 등을 포함한 최저임금 제도 전반의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향후 제도 개선 논의를 통해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을 반영한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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