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호텔값, 제주도 넘었다…여름 성수기 '100만원 숙박'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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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호텔값, 제주도 넘었다…여름 성수기 '100만원 숙박' 시대

르데스크 2026-07-16 14:57: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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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부산 호텔 숙박료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헌절과 광복절 연휴 기간 부산 주요 특급호텔의 1박 숙박료는 대부분 70만원을 웃돌았고 일부 객실은 100만원을 넘어섰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와 강릉의 특급호텔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여행 수요 증가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 호캉스 문화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부산 호텔 시장이 새로운 가격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50~60만원이었는데"…달라진 여름철 부산 호텔의 몸값

 

16일 르데스크가 제헌절 연휴가 포함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국내 주요 관광지의 특급호텔 숙박료를 조사한 결과 부산 지역 호텔의 가격은 다른 관광지보다 비싼 가격을 형성했다. 파크하얏트 부산의 스탠다드 객실은 최대 2인 기준 70만원, 웨스틴조선 부산의 하프 오션뷰 객실은 65만원 수준이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약 70만원, 아난티 앳 부산 코브는 객실에 따라 최대 12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파크하얏트 부산의 일부 객실은 93만원에 판매됐다. 반면 제주 지역의 경우 신라호텔 제주가 67만원, 롯데호텔 제주가 60만원 수준으로 부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광복절 연휴가 포함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의 가격 차이는 더욱 극심하게 벌어졌다. 이 기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시티뷰 스탠다드 객실은 80만원, 그랜드조선 부산의 시티뷰 객실은 70만원을 넘어섰다. 시그니엘 부산은 76만원, 파크하얏트 부산은 98만원에 달했다. 아난티 앳 부산 코브의 경우 포레스트뷰 객실은 80만~100만원, 오션뷰 객실은 100만~130만원 사이의 가격을 형성했다.

 

같은 기간 제주 지역은 롯데호텔 제주가 72만원, 파르나스 호텔 제주가 70만원, 그랜드조선 제주가 53만원 수준이었다. 강릉 지역은 세인트존스호텔이 32만원, 스카이베이 경포가 37만원으로 부산 주요 호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부산 호텔 숙박료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그랜드 조선 부산' 야외 수영장. ⓒ르데스크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부산 주요 특급호텔들은 여름철 극성수기에도 1박 기준 50만~60만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와 같이 70만~100만원을 웃돌거나 일부 객실이 10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대는 흔치 않았다. 관광업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여행 수요 증가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 호캉스 문화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부산 호텔 가격이 새로운 고가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호텔별 객실 타입과 서비스 구성, 전망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존재하지만 성수기 부산 호텔의 가격 부담을 체감하는 소비자들은 적지 않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호원 씨(남·33)는 "광복절 연휴에 여자친구와 부산에서 호캉스를 계획하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숙박비가 너무 비싸 고민하고 있다"며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부산이 가까운 거리가 아니어서 연휴를 활용해 가는 경우가 많은데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바다를 비롯해 즐길 거리도 많고 호텔 뷰도 좋아서 매력적인 여행지인 것은 맞지만 가격 때문에 쉽게 여행을 결정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부산에 거주중인 시민들 역시 최근 호텔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유혜미 씨(여·55)는 "예전에도 성수기에는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지금처럼 1박에 100만원 안팎을 호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최근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부산이 대표 관광도시로 자리 잡은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1박에 100만원 가까운 숙박료는 매우 부담스럽다"며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고 해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가격이다"고 설명했다.

 

▲ 제헌절과 광복절 연휴 기간 부산 주요 특급호텔의 1박 숙박료는 대부분 70만원을 웃돌았고 일부 객실은 100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시그니엘 부산의 다이닝 레스토랑 '더 뷰(The View)'. ⓒ르데스크

 

관광업계에서는 부산의 높은 숙박료가 단순한 성수기 효과만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부산은 관광과 비즈니스, 국제행사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대표적인 복합 관광도시로 꼽힌다. 특히 주요 특급호텔 상당수가 해운대와 기장 일대에 밀집해 있어 성수기에 수요가 한 곳으로 집중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해운대 백사장을 중심으로 시그니엘 부산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웨스틴조선 부산, 그랜드조선 부산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기장에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가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광안리와 마린시티를 비롯해 대형 쇼핑시설과 관광 인프라가 밀집해 있어 바다와 도심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부산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제주가 국내 최고가 관광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KTX를 이용하면 수도권에서도 비교적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 지목되면서 부산이 이를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가 증가한 점도 부산 호텔 가격 상승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리서치기업 피앰아이(PMI)가 지난 6월 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여름휴가 관련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74.2%로 해외 근거리 여행(20.8%)과 해외 장거리 여행(2.8%)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비용 부담도 여행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6.3%는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이 휴가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비용 절감 방법으로는 '장거리 대신 근거리 여행지 선택'(36.5%)과 '해외 대신 국내 여행 전환'(36.1%) 등을 지목했다. 휴가 일정도 짧아지는 추세다. '1~2박' 일정이 42.2%로 가장 많았고 '3~4박'이 39.1%로 뒤를 이었다. '5박 이상' 장기 휴가는 8.9%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단기 일정은 늘고 장기 일정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일정으로도 충분히 휴양과 관광을 즐길 수 있 국내 여행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 전문가들은 부산의 높은 호텔 가격에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하지만 가격 상승 폭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국내 여행객들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사진=연합뉴스]

 

실제 예약 증가세도 뚜렷하다. 놀유니버스는 올 여름 국내 숙소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여행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부산은 제주, 강원과 함께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부산 호텔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9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이 20%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성장세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높은 호텔 가격에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하지만 가격 상승 폭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국내 여행객들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긴 해외여행 대신 1~2박의 짧은 일정으로 호캉스를 즐기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여행은 항공권 비용과 긴 휴가가 필요하지만 부산은 비교적 짧은 일정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어 높은 가격을 감수하려는 소비자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 입장에서는 성수기에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이 시장 원리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가격 상승 폭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적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국내 여행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내 관광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숙박시설에서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과 서비스 수준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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