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법] 한동훈 복당 둘러싼 국민의힘 속내…진짜 주어는 ‘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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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법] 한동훈 복당 둘러싼 국민의힘 속내…진짜 주어는 ‘당권’

투데이신문 2026-07-16 14:45: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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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겉보다 중요한 건 작동 방식이다. 정치는 말과 행동으로 움직이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고유한 ‘문법’이 존재한다. 법과 제도의 언어, 권력의 계산, 대중의 심리, 미디어 전략과 정치 언어 등이 어떤 타이밍에 움직이며, 무엇을 감추고 드러내는지는 단순한 논쟁 너머의 작동 규칙을 따른다.

〈정치문법〉은 한국 정치의 핵심 이슈와 정국 전개를 단순한 사건 나열이 아닌 정치 구조, 전략, 심리, 제도 작동 방식의 측면에서 분석해본다. 정치를 이해하고 싶다면, 정치의 문법부터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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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애경 발행인】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는 당원 한 사람을 다시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 의원을 제명한 현 지도부의 판단을 뒤집을 것인지,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보수 재건의 주도권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그리고 차기 총선과 대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겉으로는 복당 찬반이지만 실제로는 당권을 둘러싼 전초전이다. 장동혁 대표에게 한 의원의 복당은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일이고, 안철수 의원에게는 차기 당권 경쟁자를 당 밖에 묶어둘 기회다. 한 의원에게 복당은 명예 회복을 넘어 보수 재편의 중심으로 복귀하는 절차다.

한 의원은 지난 1월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됐다. 국민의힘 당규상 제명된 당원은 5년 동안 재입당이 제한되지만, 최고위원회가 승인하면 예외가 가능하다. 한 의원이 지난달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자신을 쫓아낸 지도부의 승인을 받아야 다시 당으로 돌아오는 역설적인 구도가 만들어졌다.

계엄의 기억

복당 갈등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12·3 비상계엄 당시의 행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인물이 한동훈 당시 대표였던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한 의원이 이를 ‘왜곡’과 ‘거짓 선동’이라고 반박하자 안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당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안 의원은 한 의원이 복당하면 국민의힘이 계파 갈등과 소모적 내전에 빠져 총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도 전면에 나섰다. 장 대표는 15일 한 의원이 자신은 계엄을 막고 탄핵을 주도한 정치인으로 남으면서 추경호 시장과 국민의힘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의 복당을 언급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세 사람의 충돌은 기억을 둘러싼 싸움이다. 한 의원에게 계엄 저지는 윤석열 정부와 결별하고 중도층으로 확장할 수 있는 핵심 정치 자산이다. 안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에 직접 참여한 자신의 역할이 한 의원의 ‘영웅 서사’에 가려졌다고 판단한다. 장 대표에게는 계엄 당시 원내지도부와 당을 방어해야 자신의 지지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안 의원과 장 대표의 이해관계는 이 지점에서 일치한다. 한 의원이 계엄 저지의 상징으로 굳어질수록 한 의원의 복당과 당권 장악에 명분이 쌓인다. 반대로 계엄 당시 한 의원의 판단에 논란을 만들면 복당 반대는 계파적 배제가 아니라 당의 명예를 지키는 선택으로 포장할 수 있다.

그러나 안 의원에게도 부담은 있다. 안 의원은 그동안 계엄과 탄핵 문제에서 기존 주류와 다른 태도를 보여 왔다. 한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장동혁 지도부와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쇄신파 이미지는 흐려질 수 있다. 당권 경쟁자를 막으려다 자신이 장동혁 체제의 방어선으로 비칠 위험도 안게 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br>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장동혁에게 복당은 자기부정

장 대표가 한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당권 유지와 연관 있다. 한 의원 제명은 장동혁 지도부가 내린 가장 상징적인 정치적 결정이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국회에 입성한 상황에서 복당까지 허용하면 제명 결정 자체가 정치적 오판이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방선거 책임론이 겹쳐 있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고, 당내에서는 장 대표 사퇴 요구가 분출했다. 지난달 17일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비당권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당권파가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장 대표가 물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의원이 복당하면 당내 권력의 중심이 급격히 이동할 수 있다. 한 의원은 친한계 의원뿐 아니라 지방선거 패배 이후 변화를 요구하는 비당권파와도 손잡을 수 있다. 복당과 동시에 장 대표 사퇴론이 다시 힘을 얻고 조기 전당대회 요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가 최근 ‘심각한 해당 행위자’에 대해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같은 시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한 의원을 도운 당내 인사들에 대한 징계 심의에 들어갔다. 장 대표 측은 특정인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당내에서는 친한계를 향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했다.

복당을 결정할 권한은 현재 최고위원회가 갖고 있다. 장 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동안 한 의원의 복당 신청을 미루거나 부결시킬 수 있는 절차적 수단이 남아 있다. 장 대표에게 시간은 곧 권력이다. 복당 논의를 늦출수록 친한계의 결집을 차단하고 지도부 교체 요구를 분산시킬 수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한 의원의 복당은 지금 당장 정치적 쟁점이 아니며 당원과 의원들이 공감하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문법이다. 복당을 정면으로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장 대표의 거취가 정리될 때까지 결론을 미루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의 복당 반대, 당권 출사표?

안 의원의 공개적인 복당 반대는 계엄 당시 사실관계를 둘러싼 감정적 대응만으로 보기 어렵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 대표의 거취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 의원이 복당하면 차기 당권 구도는 사실상 한 의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안 의원으로서는 한 의원이 당 밖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한 의원의 복당을 ‘계파 내전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당을 통합하는 인물로 세우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 의원이 중도 확장의 적임자가 아니라 당을 분열시키는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먼저 심으려는 것이다.

안 의원은 한 의원에게 차라리 창당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15일에는 친한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는 한 의원과 친한계를 당 밖의 별도 세력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다. 한 의원이 복당하지 못한 채 신당을 선택하면 국민의힘 내부의 차기 당권 경쟁에서 안 의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다.

장 대표와 안 의원이 손을 잡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 대표는 현재 권력을 지키려 하고, 안 의원은 다음 권력을 준비한다. 다만 한 의원의 복당을 막아야 한다는 단기적 목표만큼은 같다. 장 대표는 지도부의 생존을 위해, 안 의원은 차기 당권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한 의원을 견제한다.

두 사람의 연대는 오래가기 어렵다. 장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 안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앞세워 지도부 교체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한동훈이라는 공동의 경쟁자 때문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복당 문제가 정리되는 순간 장동혁과 안철수 역시 당권을 놓고 갈라설 수 있다.

한동훈 전략, 국힘 스스로 문 여는 것

한 의원은 복당 신청서를 서둘러 제출하기보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문을 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에 진입한 것 자체가 첫 단계였다. 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은 복당의 가장 강한 명분이 됐다.

한 의원은 국회 입성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옛 친윤계 의원들이 다수 참여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가입한 것도 계파의 경계를 넘어 복당에 필요한 원내 기반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해당 모임에는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모든 세력을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한 의원이 친한계만을 데리고 당에 돌아오면 계파 전쟁이 되지만, 옛 친윤계와 중진까지 복당 필요성에 동의하게 만들면 ‘보수 통합’의 형식을 갖출 수 있다.

한 의원은 새로운 정당 창당보다 국민의힘 복당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2028년 총선 승리와 2030년 정권교체를 제시하고 있다. 친한계 역시 창당을 논의한 적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당장 신당을 만드는 것보다 국민의힘의 조직과 지역 기반을 활용하는 편이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의원의 계산은 복당을 개인의 요청이 아니라 당의 필요로 전환하는 데 있다. 민주당을 상대로 정책 현안과 대여 투쟁을 주도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대하여 장 대표 지도부보다 높은 정치적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당내에서 먼저 복당론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한 의원에게 가장 불리한 선택은 오히려 현재 지도부에 복당을 읍소하는 것이다. 복당 신청이 부결되면 장 대표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5년 재입당 제한만 재확인하게 된다. 반대로 지도부가 교체되거나 당내 다수가 복당에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면 승인 절차는 정치적 요식행위가 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실 주최로 열린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토론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실 주최로 열린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토론회를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복당 시계는 지도부 교체에 맞춰져

단기적으로 한 의원의 복당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장 대표가 15일 직접 복당의 명분이 사라졌다고 선언한 만큼 현 지도부가 한 의원의 복당을 승인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한 의원 역시 부결이 예상되는 신청서를 제출할 이유가 없다.

당분간은 장 대표의 거취와 친한계 징계를 둘러싼 대리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당 기강과 해당 행위를 내세우고, 친한계는 지방선거 패배와 지도부 책임론을 앞세울 것이다. 안 의원은 그 사이에서 한 의원 복당 반대 여론을 조직하며 차기 당권 주자로서 입지를 넓히려 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지도부 교체 이후 복당이 가능한 시나리오다. 장 대표가 사퇴하거나 임기를 마치고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 최고위원회가 한 의원의 재입당을 승인할 수 있다. 새 지도부는 ‘대선과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전임 지도부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에게 유감 표명이나 당내 화합 선언을 요구하는 절충안이 제시될 수 있다. 복당을 전면 허용하되 곧바로 당권에 도전하지 않거나, 계엄과 당원 게시판 사건을 둘러싼 공방을 중단하는 정치적 합의가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

신당 창당은 마지막 선택지다. 현재 친한계는 창당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고, 지역 조직과 후보군을 갖추지 못한 신당으로 2028년 총선을 치르는 것은 부담이 크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2027년까지 복당을 계속 차단한다면 한 의원도 독자 세력화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창당을 권하는 이유 역시 한 의원을 보수 본류 밖으로 밀어내기 위한 정치적 압박으로 읽힌다.

결국 한동훈 복당의 결정적 변수는 신청 시점이 아니라 장동혁 대표의 거취다. 장 대표가 있는 국민의힘과 한 의원이 돌아온 국민의힘은 사실상 다른 권력 구조를 의미한다. 두 체제가 동시에 존재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치문법에서 복당은 목적어일 뿐이다. 진짜 주어는 당권이다. 장동혁은 원칙을 말하고, 안철수는 통합을 말하며, 한동훈은 민심을 말한다. 그러나 그 말들의 종착지는 모두 차기 국민의힘의 주인이 누구냐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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