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쉽게 피곤해하는 강아지, 단순 노화가 아닌 심장병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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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쉽게 피곤해하는 강아지, 단순 노화가 아닌 심장병이라고요?

헬스경향 2026-07-16 14:30:37 신고

김성언 부산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동물병원)∙금정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동물병원)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동물병원)∙금정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동물병원) 대표원장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도 나이가 들면서 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흔한 질환이 바로 이첨판폐쇄부전증(퇴행성승모판질환, MMVD)이다. 특히 소형견에게 흔하게 발생하며 전체 심장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첨판은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하는 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건강한 이첨판은 심장이 수축할 때 완전히 닫혀 혈액이 역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판막이 두꺼워지고 변형되면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좌심방으로 다시 새어 나가게 된다. 이를 이첨판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말티즈, 푸들, 시추, 치와와,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패니얼 등 소형견에게 특히 많이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7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품종에 따라서는 더 어린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심장검진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병을 놓치기 쉽다. 오히려 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 과정에서 심잡음이 우연히 발견돼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심장이 점차 커지고 혈액을 충분히 보내기 위해 더 많은 부담을 받게 된다. 이후 기침이 잦아지거나 운동을 싫어하고 쉽게 피곤해하며 호흡수가 빨라지거나 산책 도중 자주 쉬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심한 경우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이 발생하면서 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나는데 이는 응급치료가 필요한 매우 위험한 상태다.

최근에는 심장초음파 기술의 발달과 국제 진료지침의 정립으로 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ACVIM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첨판폐쇄부전증을 A, B1, B2, C, D 단계로 구분해 치료 시기를 결정한다.

많은 보호자들이 “심장약은 언제부터 먹어야 하나요?”라고 질문한다. 과거에는 증상이 생긴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심장이 일정 기준 이상 커진 B2 단계에서는 피모벤단(Pimobendan)을 조기에 투약하면 심부전 발생 시기를 평균 약 15개월 정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반대로 모든 심잡음이 곧바로 약물치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B1 단계에서는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흉부방사선검사를 통해 진행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심잡음이 들렸다고 무조건 약을 먹거나 아무런 검사 없이 기다리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심장병 관리에서 보호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집에서 안정 시 호흡수를 측정하는 습관을 들이면 폐수종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잠든 상태에서 1분 동안 호흡수를 세었을 때 일반적으로 분당 30회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평소보다 빨라진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또 적절한 체중 유지와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 무리한 산책이나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하며 더운 여름철에는 심장에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충분한 휴식과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심장약은 대부분 평생 복용하게 되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약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심장약들은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심부전 진행을 늦추며 삶의 질과 생존기간을 향상시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변경하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이첨판폐쇄부전증은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오랜 기간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아 정기적인 심장초음파 검사와 약물치료를 받는 강아지들은 수년 동안 건강하게 생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침을 하거나 쉽게 피곤해지는 것을 단순한 노화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7세 이상의 소형견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청진과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심장은 평생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뛰는 소중한 장기다. 작은 심잡음 하나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관심이 우리 반려견의 건강한 노년을 지켜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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