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출산 경험을 가진 여성일수록 폐경 후 골절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성모병원은 내과 성경헌 전공의(2년차)가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의 지도하에 최근 개최된 대한골대사학회 국제학술대회(2026 Seoul Symposium on Bone Health)에서 우수구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는 폐경 후 여성의 출산력, 누적 호르몬 노출 및 골격 건강(Parity, Cumulative Hormonal Exposure, and Skeletal Health in Postmenopausal Women)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질병관리청이 공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경 후 여성 1,420명을 정밀 분석하여, 골격 건강에 미치는 요인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폐경 후 여성의 임신·출산 이력을 추적 분석한 결과, 3회 이상 임신한 다자녀 여성은 임신 비경험자 대비 폐경 이후 골절을 경험할 확률이 약 36%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통계적 정밀 분석에서도 이 같은 위험도 증가는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다회 임신이 여성의 골격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연구마다 대상 집단과 설계가 달라 명확한 임상적 결론을 내리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의 최신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회 출산과 폐경 후 골절 위험 사이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같은 골절 위험 증가에는 임신 중 발생하는 ‘에스트로겐 공백’이 주요 병태생리적 기전으로 지적된다.
임신·수유 기간에는 생리가 중단되므로, 골조직 소실(골흡수)을 억제하고 골밀도를 유지하는 에스트로겐의 생애 전반 누적 노출 기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국제골다공증재단(International Osteoporosis Foundation)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에서 이들 영양소의 불충분 상태가 임산부에게 흔히 보고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다자녀 출산이 여성 건강에 단순히 부정적 영향만 미치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입장이다.
여러 연구에서는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이 오히려 낮아지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자녀 출산은 질환별로 위험과 이득이 공존하는 일종의 복합적 ‘건강 요인’에 해당하며, 이번 연구 결과는 골대사질환 측면에서 해당 요인에 대한 예방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성경헌(사진 오른쪽) 전공의는 “생애 임신·출산 횟수와 호르몬 노출 이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골절 위험을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임신 중 칼슘·비타민D 섭취나 규칙적인 골밀도 검진 등의 관리가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골다공증 고위험군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고, 환자 진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지도교수인 하정훈 교수는 “이번 수상은 전공의가 국가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골대사질환 분야의 중요한 임상 질문을 주도적으로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젊은 연구자들이 골다공증과 골대사질환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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