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해외 언론이 이를 한국 금융당국의 정책적 판단 미스로 평가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코스피 시장에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충분한 투자자 보호 장치 없이 시장에 출시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 레버리지 상품이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지만 실제 구조는 옵션에 가까운 고위험 금융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격 변동이 반복될수록 수익률이 훼손되는 '변동성 잠식'과 매일 이뤄지는 리밸런싱 특성 때문에 장기 보유 시 예상보다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파생상품은 금융의 대량살상무기와 다름없다"라는 경고를 남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의 견해와 같이 '한국의 레버리지 ETF'는 상당히 위험한 상품임에도 투자자 보호 제도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현재 국내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려면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8개 문항으로 구성된 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시험 자체에 합격 기준이 없어 교육과 시험 절차만 마치면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블룸버그는 문제로 꼽았다.
또한 상품 자체보다도 도입 시점이 더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미국과 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이미 거래되고 있지만, 한국은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인 5월 말 해당 상품을 승인했다는 점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국내 투자자들은 증권 계좌에 사상 최대 수준의 대기자금을 보유한 상태였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까지 추가로 허용한 것은 과도한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위험자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기 수단을 추가로 제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뒤늦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보완 착수
여기에 국내 증시 구조 역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기 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거래대금은 국내 증시 전체 거래의 약 31%를 차지했다.
이후 두 종목과 관련 ETF 거래를 합한 비중은 7월 초 기준 73%까지 확대됐다. 시장 거래가 특정 종목과 관련 상품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지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증시에도 동일한 형태의 ETF가 존재하지만 뉴욕증시는 시장 규모와 유동성이 훨씬 커 특정 종목과 상품으로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이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대책을 잘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시장상황점검회의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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