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두 번째 부동산토론회…규제완화 놓고 찬반 맞서
이억원 "부동산 문제 실타래처럼 얽혀"…2시간 동안 의견 청취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류나 기자 = 주택금융을 주제로 한 두 번째 대국민 토론회에서는 청년층 지원·전세대출·이주비 대출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팽팽한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학계 전문가, 금융·주택·건설업계, 일반 국민 등 약 70명이 참석해 주택금융 관련 쟁점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이억원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는 실타래처럼 많이 얽혀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를 보호할 방법은 무엇인지 등 허심탄회하게 말씀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선 이주비 대출 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특히 그간 현 정부에 이주비 대출규제 완화를 강력히 요구해온 서울시 공무원이 직접 토론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백두진 서울시 부동산금융분석팀장은 "서울시가 올해 이주를 앞둔 지역들을 조사한 결과 이주비 대출 문제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는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강남 등은 대형 건설사가 추가 이주비를 다해주기 때문에 이주비 대출 풀어달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면서 "(추가 이주비 마련으로) 건설사가 다른 사업성 안 좋은 소규모 지역에는 투자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이주비를 안 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은 현재 6억원보다 더 해달라는 것 아니냐"면서 "이 문제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원칙을 깰 만큼의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재개발·재건축이 잘 돼 가는 일정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된다"며 "이 문제를 토론회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층 지원에 관한 여러 의견도 제시됐다.
일단 실수요자 지원에는 필요성을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대열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의 주택정책에 관해서는 미래 주역인 청년층의 주거사다리를 어떻게 마련할지 중요한 관점"이라며 특히 "정부 지원이 없다면 개인의 상환능력보다 부모의 자산지원에 따라 주택구입 가능 여부가 달라져 청년층 내부 간 격차가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원 방식이 대출규제 완화라는 것에는 찬반이 엇갈렸다.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전세대출에 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한도를 늘려 집값을 자극했던 영국 사례를 예로 들며 "청년을 위해 대출규제를 완화한다지만 의도와 반대로 청년이 사야 할 집값만 올리고, 이득은 매도자·개발업자만 챙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 주거복지 안정은 대출규제 완화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라며 "청년특별공급이나 청년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도 "전세자금 대출 규제 완화는 수요를 늘리는 것"이라며 "공급 과잉인 비투기지역에서 수요가 늘어난다면 문제가 안 되지만 서울 등 특정 지역에서는 (전세대출 규제 완화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백시정 '아름다운 내집갖기' 네이버 부동산카페 운영자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원이고 평균 가격은 15억원인데 (주담대) 제한기준을 너무 낮게 잡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출은 돈이 없는 사람이 받는 건데, 주택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청년대출이나 전세대출을 완화한다는 입장이 없어 20·30대 입장에서는 불평등하다고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층을 지원하더라도 대상 선별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영수 상무는 "강남에 집 사는 20·30대는 전체 조달하는 자금의 70%가 사실상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받은 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출규제로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년층을 차등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또 다른 집값 폭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규제가 많아 주택공급에 금융을 공급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캐피탈사 실무자의 지적부터, 대출규제 강화로 비규제 지역의 부동산시장까지 위축됐다는 주택신축판매업자의 설명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정책 아이디어가 제시되기도 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은 무한하지 않은 사회적 자본이고, 이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대가로 거시건전성 관리 비용을 부과해야 한다"며 대출 금액이나 주택 가격에 따라 부담금률을 차등 가산해 실질금리를 올리는 효과를 내자는 정책 제언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예를 들어 15억원 상당의 주택 매입 시 6억원의 담보 대출받을 경우, 연 2%의 부담금률이 적용돼 약 1천200만원의 추가금을 내야 한다. 다만 저가 주택이거나, 담보 대출이 없는 주택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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