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로 추가 혐의 확인"…경찰 "계좌 영장 반려돼 수사 한계"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사설탐정에게 돈을 받고 지명수배자 정보를 유출하거나 단가표까지 만들어 국민 개인정보를 판매한 현직 경찰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1부(김희영 부장검사)는 부정처사후수뢰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소속 현직 경감 A(47)씨와 경기북부경찰청 산하 경찰서 소속 경사 B(41)씨 등 경찰관 2명을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들과 거래한 C(63)씨, D(41)씨, E(45)씨 등 사설탐정 3명도 뇌물공여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A 경감과 B 경사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로, 두 사람의 범행은 별개 사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경찰이 단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하는 과정에서 금품 거래 정황과 사설탐정들의 정보 거래망,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의 별도 범행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A 경감 사건의 경찰 송치 과정을 두고는 검찰과 경찰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필요한 수사 절차를 진행했으나 검찰의 영장 반려로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A 경감은 지난해 6월 사설탐정 C씨의 청탁을 받고 도박사이트 운영 혐의 등으로 도피 중인 지명수배자들의 정보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통해 불법 조회해 넘긴 뒤 1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정보는 C씨를 거쳐 또 다른 탐정 D씨에게 전달됐고 최종적으로 수배자 본인에게까지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D씨는 수배자로부터 1천5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 경감 1명만을 대가성이 없는 단순 비밀 누설 혐의로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경찰이 A 경감의 금품 수수 여부와 공범 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송치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 계좌 추적 등 보완수사를 통해 C씨와 D씨 등 사설탐정들의 존재를 파악하고 금품 거래 정황과 정보 유출 경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경찰이 A 경감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도 비밀번호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송치 직전 기기를 반환했고, 이후 A 경감이 이를 중고거래 앱을 통해 판매해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후 사설탐정들의 통신 및 거래 내역을 추적하다가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인 B 경사의 범행 정황을 포착했다.
B 경사는 탐정사무소를 차명으로 차려 운영하며 사기 수배자 정보를 D씨에게 넘기고 7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히 B 경사는 차적 조회 15만 원, 범죄수사경력조회 80만 원 등 경찰 단말기로 조회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단가표'를 만들어 텔레그램으로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탐정 E씨 등의 청탁을 받아 수시로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하고 가격 흥정을 통해 판매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B 경사는 지난해 말 경찰 내부 정보를 외부인에게 유출하고 돈을 받은 혐의 등을 받아 최근 이미 구속 송치된 인물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철저한 보완 수사와 사법 통제를 통해 공직 비리와 수사 정보 유출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A 경감의 금품 수수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필요한 수사 절차를 충실히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계좌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7개월 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되레 검찰이 '거래 내역을 장기간 압수수색할 상당성이 없다'는 사유로 반려했다"며 "이에 따라 한정된 기간의 거래 내역에 대해서만 수사할 수 있었던 관계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했던 피의자의 휴대전화 또한 범행 당시 사용된 것이 아닌 이후 교체된 것임을 확인해 반환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A 경감과 B 경사를 모두 직위해제 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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