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중앙아시아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현지 영업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장기 성장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우즈베키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현지 법인 설립을 직접 논의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우즈베키스탄 금융당국에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인가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중 영업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신한은행은 지난 2009년 설립한 타슈켄트 대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사무소는 시장 조사와 네트워크 구축 등 제한적인 업무만 수행할 수 있지만, 현지법인으로 전환되면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외환업무, 현지 자금조달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단순 거점에서 본격적인 영업기지로 역할이 확대되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 전환을 위해 올 하반기 인가 신청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정식 인가와 법인 설립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설립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최근 중앙아시아 공략에 속도를 내며 신한은행의 우즈베키스탄 법인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라지즈 쿠드라토프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무역부 장관과 만나 한국 기업의 우즈베키스탄 진출 지원과 현지 금융시장 협력, 신한은행 우즈베키스탄 법인 설립 추진 등을 논의했다. 진 회장은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금융당국을 직접 방문한 데 이어 우즈베키스탄 부총리와도 면담하는 등 중앙아시아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약 3800만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 최대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경제 개방과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금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하는 시장으로 평가한다.
특히 신한은행이 법인 전환에 성공하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가 된다. 현재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중앙아시아에 현지법인을 보유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앙아시아에 현지법인을 보유한 국내 4대 금융그룹은 아직 없다"며 "시장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선점 효과를 고려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의 우즈베키스탄 법인 전환 추진을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거점 확보 차원의 투자로 보고 있다. 과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초기 진출 금융사들이 현지 네트워크와 기업 고객을 선점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던 만큼, 중앙아시아 역시 비슷한 성장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진출 전략은 이제 현재 시장 규모보다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와 교역이 확대되는 지역에 금융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금융사가 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결국 신한은행의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 추진은 단순히 해외 영업망을 하나 늘리는 차원을 넘어, 국내 금융권의 해외 전략이 대형 시장 중심에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 거점 확보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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