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국가철도공단(KR)이 ‘철도 건설’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확장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로 철도 건설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오랜 기간 확보한 철도 기술 경쟁력을 수출로 연결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결합해 안전·관리도 고도화한다.
15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춘천역세권 개발을 시작으로 속초·통영 등 역세권 개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철도역 부지 주변에 주거지나 상업·숙박시설을 조성하고, 민간 사업자를 통해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는 등 고밀도 복합개발을 준비 중이다.
춘천역세권 개발 사업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춘천역과 주변 지역 약 42㎡를 주거·업무·상업·문화 기능이 집약된 성장거점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국가철도공단이 직접 개발 계획을 수립·시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민간이 사업을 주도하고 공단은 부지만 제공하는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역세권 개발은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고 철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의미가 있다”며 “공단은 역 시설과 주변 철도시설의 소유자로 이를 민간에 제공하는 한편 사업 자체를 시행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역세권 개발로 발생하는 수익을 철도시설 확충과 지역 개발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철도 기술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임무다. 국가철도공단은 2024년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을 상용화했다. 열차 위치와 운행 정보를 무선 통신으로 실시간 제어하는 기술이다. 기존 외산 신호 시스템 대비 유지관리 효율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갈고닦은 기술력은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2024년 몽골 최초의 지하철인 ‘울란바토르 지하철 1호선’ 사업관리(PMC) 용역을 580억원에 수주했고, 같은 해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한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은 최근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국가철도공단은 국산 철도기술 수출패키지를 완비했다. 차량과 제어 등 핵심 기술부터 계획·설계·시공·운영 유지보수까지 완결된 패키지를 제안하는 것이다. 공단의 해외 신규 사업 수주 금액은 2023년 486억원에서 2024년 71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외산 기술에 의존하던 열차제어시스템(KTCS-2)을 국산화해 차량과 함께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철도 건설이 사실상 포화 상태인 내수의 한계를 넘어 철도산업의 자립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민간과 동반 진출하는 K-철도 수출을 주도할 방침이다.
AI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미래 철도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낸다. 국가철도공단 이안호 이사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026년 철도의 날 기념식’ 자리에서 “디지털 기술·AI·빅데이터·자동화·친환경 기술은 철도의 안전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차세대 고속철도, 자율주행 열차, 스마트 신호 관제, AI 기반 안전관리와 예측정비 등 미래 철도의 핵심 기술 개발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부터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술철도’를 전략 방향 중 하나로 설정하고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미래 모빌리티 기술 혁신, K-철도의 해외 진출 선도 등 기존 과제 외에 ‘AI 기반 시설물 관리 스마트화’가 신규 과제로 추가됐다. AI 기술을 통해 근로자와 승객의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국가철도공단은 각종 센서를 동원해 열차접근 상황을 작업자에게 알리고 지능형 CCTV를 설치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시설 관리의 인력·재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장비 중심의 검측 체계도 구축 중이다. 향후에는 AI를 활용해 최적의 시설 유지보수 시기를 분석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로 이용객의 안전·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철도역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철도공단의 AI·데이터 전략은 2028년 충북 오송 제2관제센터 완공 이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구축된 서울 구로의 제1관제센터는 설비 노후화로 첨단 기술 적용이 어렵지만, 제2센터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데이터와 네트워크, AI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열차 운행을 통제하는 열차운행관리시스템(TMS)과 이를 지원하는 관제 지원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관제사 경험에 의존했던 운행 조정을 자동화하고 AI가 지원하며 인적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안전관리·관제·유지보수 시스템에 AI와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사고가 나면 사후관리식으로 대응했지만,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사전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 분야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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