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140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맞물리며 시가총액 감소 폭이 빠르게 커졌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5616조7500억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440조3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양 시장을 합한 전체 시가총액은 6057조1340억원으로, 지난달 30일 기록한 7443조4850억원보다 1386조3510억원(18.6%) 감소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달 22일 7993조원까지 불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8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이달 들어 시가총액은 빠르게 감소했다. 전날에는 6021조원대로 내려앉았고, 이날 장중에는 한때 6000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시가총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대형주의 급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서만 940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3.34% 상승한 2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시가총액은 약 1538조원으로 지난달 말 1953조원보다 약 21%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일 국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2000조원을 돌파했고, 같은 달 18일에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36만25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2119조원까지 확대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2000조원 아래에 머물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3.69% 오른 19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시가총액은 1363조원으로 지난달 말 1889조원보다 약 28%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처음으로 시가총액 200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처음 2000조원 고지에 올랐으며, 이후 일시적으로 회복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은 전날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8689억달러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기업을 의미하는 '1조 달러 클럽'에서도 제외됐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시가총액 감소도 두드러졌다. SK스퀘어는 지난달 약 224조원에서 현재 157조원으로 약 30% 줄었고, 삼성전기는 163조원에서 94조원으로 42% 감소했다. 현대차는 101조원에서 87조원으로 약 14%, LG에너지솔루션은 85조원에서 75조원으로 11% 이상 각각 줄어들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 1312조7900억원(19%) 감소했고, 코스닥 시가총액도 73조5600억원(14%) 줄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3% 상승 마감했지만 코스닥지수는 1.92%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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