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신중론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에 한해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도록 하는 첫 대안 입법이 발의됐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외적인 경우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고민정·곽상언·김남희 의원 등 민주당 소속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홍 의원은 “이제는 ‘검찰을 어떻게 약화할 것인가’가 아니라 ‘국민을 어떻게 더 보호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는 제도,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은 형사사법 체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진해야 할 검찰개혁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 실증조사 결과 보완수사의 약 80%는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증빙자료 보완이었고, 강제수사는 0.5%에 불과했다”며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한 결과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그것을 과연 성공한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개정안에는 성폭력·스토킹·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범죄, 구속·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에 한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별건수사로 확대되지 않도록 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 지방공소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보완책 등을 논의 중이다.
정가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할 경우 수사 공백과 사건 처리 지연으로 그 부담이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남희·김동아 민주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은 전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6곳과 기자회견을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혁의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그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논의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수사기관 간 상호 보완과 견제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곽상언 의원도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는 의미는 실질적으로는 ‘경찰의 독점 수사권’을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 같은 논쟁은 지난 5월 광주에서 여고생 이채원양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뒤 검찰에 송치된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더욱 확산됐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장윤기의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고 관련 채증 영상의 삭제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부친에게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수사팀장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겨도 부실 수사와 사건 지연을 막을 수 있느냐다.
일각에서는 검사가 누락된 증거나 수사상 미비점을 확인하더라도 이를 직접 보완할 수 없어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간단한 사실관계나 증빙자료를 확인하는 경우에도 경찰에 다시 수사를 요구해야 하는 데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보완수사 결과를 기다릴 시간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보완수사권의 존폐는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지만, 제도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할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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