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오는 10월 국내 공식 출시를 선언하며 야심 차게 준비 중이던 렉서스의 간판 세단, '신형 ES' 순수 전기차 모델이 청천벽력 같은 암초를 만났다.
대한민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브랜드 통째로 제외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토요타는 하반기 친환경차 판매 전략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물론, 정부가 규정한 기업별 온실가스 감축 성적표를 채워야 하는 최악의 부담감까지 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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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보조금이 왜 0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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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정부 부처의 전격적인 규제 강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6월 30일,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와 국내 공급망 기여도, 사후관리(AS) 역량 등을 종합 평가한 '2026년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결과'를 전격 발표했다.
7월 1일부터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차를 팔고 싶다면 최소 60점 이상의 평가 통과 커트라인을 넘겨 '공식 수행자' 자격을 따내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자격시험에 도전장을 낸 35개 국내외 자동차 수입·제작사 중 최종 27개 사만 통과 마크를 획득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벤츠, BMW, 테슬라 등 10개 브랜드가 승용 전기차 보조금 자격을 안전하게 수성한 반면, 놀랍게도 그동안 국내에서 보조금을 받으며 차량을 판매해 왔던 한국토요타와 중국의 BYD는 승용차 부문 합격자 명단에서 이름이 통째로 지워졌다.
이뿐만 아니라 하반기 국내 상륙을 예고했던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 역시 명단 진입에 실패하며 보조금 혜택을 단 1원도 받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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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렉서스 ES, 뭐가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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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과거 판매되던 UX300e나 RZ 같은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를 접고, 오직 오는 10월 선보일 8세대 완전 변경 ‘신형 렉서스 ES’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형 ES는 전통의 효자 모델인 하이브리드(ES350h)와 함께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인 ES350e, ES500e를 동시에 투입해 대대적인 시장 선점을 노렸다.
특히 전기차 모델의 경우 국내 출시 가격이 8,00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이 유력해,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 50% 지급 구간에 쏙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수백만 원의 국가 지원금을 등에 업고 제네시스나 프리미엄 전기차들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번 정부 평가 탈락으로 신형 ES 전기차의 보조금은 사실상 '0원'으로 확정됐다.
보조금 혜택이 증발하면서 고스란히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실구매 가격 부담이 폭등하게 되었고, 초기 신차 효과 및 판매량 전선에 극심한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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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없는 렉서스, 누가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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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원의 보조금이 통째로 날아간 상황에서 8천만 원이 넘는 생돈을 온전히 다 내고 렉서스 전기차를 구매할 소비자는 극히 드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냉정한 시선이다. 이는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회사의 존폐를 가르는 '온실가스 배출 기준' 규제와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현재 완성차 수입사들은 국내에서 차를 팔 때 정부가 정한 평균 연비와 탄소 배출 기준을 무조건 맞춰야 하며, 이를 어길 시 막대한 규모의 온실가스 과징금(벌금) 폭탄을 맞게 된다.
업계에서는 토요타가 이 기준을 방어하려면 당장 내년부터 연간 수천 대 수준의 순수 전기차를 무조건 한국 땅에 팔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라인업 중 하이브리드를 제외하면 팔 수 있는 순수 전기차가 전멸한 상황에서 신형 렉서스 ES 전기차는 가뭄의 단비 같은 유일한 방패막이었다. 그러나 이번 보조금 배제로 인해 정부가 요구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달성에도 초대형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정부 역시 보조금 제도를 개편하며 현대차 아이오닉 5의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각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성격이 짙어진 보조금 칼날이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 전략을 뒤흔드는 무서운 무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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