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K-조선이 새로운 도약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함정시장 공략이 목표다.
잠수함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이 충분했음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벽을 넘기 힘들었지만,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흐름을 타고 새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주목된다. 최근 미국 정부와 해군이 △HD현대중공업(32918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을 대상으로 전투함과 급유함 관련 정보요청(RFI·Requests for Information)에 나섰기 때문이다.
마스가 논의가 본격화한 이래 미국이 이같이 K-조선에 함정 역량을 일괄 문의한 것은 첫 사례다. 미 국방부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전투함 설계·건조 역량, 미 해군엔 두 회사에 삼성중공업까지 더해 중형급 급유함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정보요청에 건조 실적, 설계 인력·역량, 연간 건조 가능 규모 등 조선소 역량을 포괄적으로 담아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8월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선박 명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 조쉬 샤피로(Josh Shapiro) 펜실베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사를 하고 있다. ⓒ 한화그룹
아직 RFI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앞으로 미국이 공식적인 입찰 제안요청(RFP·Requests for Proposals) 등을 통해 한국과의 협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작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24년 말 기준 296척의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투입되는 예산은 약 1조750억달러(약 16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대 60조원 규모의 CPSP 수주전에서 K-조선은 나토 동맹에 밀렸지만, 미국 함정시장 공략에 있어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인 요인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중국의 해군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방국이자 조선 강국인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2024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함정·잠수함 370여척을 보유하고 있고, 2030년 435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 해군은 296척만 운용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여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센터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정책 동향 공유 △양국 기업 간 협력 지원을 맡게 된다. 또 미국 조선소 생산성 개선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한다. 센터가 출범하면서 마스가도 추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함정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는 현지 규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외교가 관건이라는 전망이 함께한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