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 택한 폭스바겐, '확장' 나선 현대차···엇갈린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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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택한 폭스바겐, '확장' 나선 현대차···엇갈린 생존 전략

뉴스웨이 2026-07-14 14:34:18 신고

폭스바겐 독일 츠비카우 공장 전경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10만명을 줄이고 공장을 닫는 생존 수술에 들어갔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125조원을 쏟아부으며 미래차 전쟁의 전선을 넓히고 있다. 중국차 공세와 전기차 전환, 관세 부담이라는 같은 위기 앞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 '축소'와 '확장'으로 갈리고 있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최근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가 제안한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담은 미래계획을 심의했다.

핵심은 자동차 업계 사상 최대 수준 구조조정이다. 독일 경제지 매니저마가친과 슈피겔은 폭스바겐이 전 세계 직원 약 65만7000명 가운데 15%인 10만명을 감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간 빌트는 감원 규모가 최대 12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생산시설도 축소한다. 츠비카우와 엠덴, 하노버 공장, 네카르줄름 아우디 공장 등 독일 내 4개 공장 생산을 2034년까지 순차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약 4만명에 이른다.

제품 전략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현재 운영 중인 모델 라인업은 최대 50% 줄이고, 차량별 트림과 옵션 구성도 최대 75% 축소한다. 판매량과 수익성이 높은 차종에 연구개발과 투자를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생산능력 역시 코로나19 이전 연간 1200만대를 기준으로 구축했던 체제에서 약 900만대 수준으로 낮춘다. 이미 약 200만대 규모 생산능력을 줄였으며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추가 감축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 규모도 축소한다. 연간 투자액을 현재 1800억유로(약 306조원)에서 2031년 1350억유로(약 229조원) 수준으로 줄이고, 자동차 사업과 직접 관련성이 낮은 지분 및 투자 자산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이 같은 비용 절감을 통해 올해 1분기 3.3%까지 떨어진 영업이익률을 2030년 9%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지정학적 갈등, 관세 부담 등이 기존 비용 절감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사진=현대차그룹

반면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폭스바겐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1년까지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을 넘어 미래차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수소 등 차세대 산업 생태계 구축에 투자 무게를 싣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전북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소 생산시설 등을 갖춘 미래 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달에는 영남권에도 향후 10년간 4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울산을 AI 기반 미래차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자율주행 기술과 배터리·수소연료전지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항공우주와 에너지 인프라까지 투자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미국 투자 역시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총 260억달러(약 39조원)를 투입해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공급망 강화, AI·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지아주에 들어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전략 거점 삼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자율주행 차량 생산 및 검증까지 담당할 예정이다.

완성차 외에도 로보틱스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 로봇 생산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인프라 측면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피지컬 AI 생태계 확보에도 나섰다.

양사 전략 차이가 현재 처한 경영 환경의 차이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폭스바겐은 유럽 시장 침체와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 높은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 호조와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생산기지 확대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성장보다 생존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폭스바겐이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면 현대차는 미래 기술과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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