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이자 의사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아동의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을 EU 전역으로 도입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메타와 틱톡 등 글로벌 SNS 플랫폼 사업자를 향해선 ‘중독적 설계를 뜯어고치겠다’는 사실상 선전포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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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가을 구체적인 입법안을 제시해 EU 전역에 아동 SNS 이용 제한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SNS 이용은 연령대별로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며 “이는 운전면허 없는 아이에게 자동차 열쇠를 주지 않고, 법적으로 허용되기 전에는 술을 살 수 없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의사 출신인 자신의 견해로는 “3세 미만 영유아는 화면에 전혀 노출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동 온라인 안전 문제를 검토한 EU 특별위원회는 빅테크들이 자사 플랫폼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전까지 13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차단해야 하며, 회원국들은 13세 이상 아동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령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는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향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정책 구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의사이자 일곱 자녀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SNS가 아동의 뇌 발달과 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그는 이날도 EU 통계를 인용하며 “유럽의 어린이 약 60%가 인터넷과 관련한 심리적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부모들도 자녀의 수면 부족과 우울·불안, 학교폭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아동의 SNS 이용에 대한 책임은 부모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에게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제품을 개발한 사람이 그 안전성에 책임을 진다”며 “차량 제조사가 차를 안전하게 만들어야지, 부모에게 에어백을 설치하라고 요구하진 않는다. 빅테크에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무한 스크롤, 동영상 자동재생, 반복적인 푸시 알림,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등을 아동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근거로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대해 이 같은 ‘중독성 있는 설계’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SA를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문제는 아이들이 SNS를 이용하느냐가 아니라, SNS가 추천 알고리즘 등을 통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할 것이냐다”라며 “아이들을 노리는 중독성 알고리즘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빅테크에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0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에서 가족부 장관을 맡으면서 당시 아동 성착취물을 게시한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인터넷 차단법은 논란 속에 2011년 말 폐지됐지만, 이 정책으로 인해 그는 독일어 ‘검열’(Zensur)이 결합된 ‘첸주르줄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아동 SNS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호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했고, 영국도 2027년부터 16세 미만 이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15세 미만 이용 제한을 검토 중이다. 최소 10개 EU 회원국도 아동 대상 SNS 이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15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스페인은 16세 미만 이용 제한을 추진 중이다. 그리스는 2027년 1월 1일부터 15세 미만 대상 제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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