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보험료를 낸 실비보험의 계약자가 헤어진 연인 명의일 경우, 보험 권리는 원칙적으로 상대에게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사실혼 관계였던 연인과 헤어진 A씨. 지난 10년간 A씨의 통장에서 꼬박꼬박 보험료가 빠져나간 실비보험이 있지만, 계약자 명의는 헤어진 연인 B씨로 되어 있다.
관계가 끝난 뒤 B씨는 보험 명의를 넘겨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돌연 태도를 바꿔 거부하고 있다.
10년간 낸 돈과 지금은 가입할 수 없는 좋은 혜택을 포기할 수 없는 A씨, B씨 명의의 보험을 되찾아 올 방법은 없을까?
'내가 낸 돈'이라는 증거만으론 부족…보험 권한은 계약자에게
변호사들은 보험료를 10년간 A씨가 냈더라도, 보험계약자가 상대방 B씨로 되어 있다면 보험에 대한 모든 권한은 원칙적으로 B씨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보험회사는 계약 당사자인 B씨의 동의 없이는 명의를 바꿔주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질문자님이 피보험자이고 보험료도 10년간 직접 부담하였더라도, 보험계약자가 상대방으로 되어 있다면 보험계약에 대한 해지·변경 권한은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있다”며 “보험료 납부 사실만으로 보험사에 직접 명의변경을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명의 이전 약속'…증거 있다면 소송으로 강제 가능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B씨가 했던 ‘명의 이전 약속’을 근거로 소송을 거는 것이다.
만약 B씨가 명의를 이전해 주겠다고 말한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취록 등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보험계약자 명의변경 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상대방이 명의 이전을 해 주기로 동의(약정)했던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내용, 통화 녹취록 등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보험계약자 명의변경 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송에서 이기면 B씨의 협조 없이도 명의를 가져올 수 있다.
약속 증거 없다면? ‘재산분할’ 또는 ‘보험료 반환’ 청구
만약 명의 이전 약속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이다.
법률혼 이혼과 마찬가지로 사실혼 관계가 끝났을 때도 재산을 나눌 수 있는데, 10년간 A씨 돈으로 유지된 보험은 공동재산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재산분할 청구를 통해 법원으로부터 ‘보험계약자 명의 변경 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정진열 변호사는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문이나 화해권고결정문이 나오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보험사에 방문해 명의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청구는 사실혼 관계가 끝난 날로부터 2년 안에 해야 한다.
최후의 수단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라는 압박 카드도 있다.
정 변호사는 이 방법에 대해 “계약자 명의를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면, 내가 지난 10년간 대신 납부해 준 보험료 전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낸 보험료 총액이 해지환급금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B씨 입장에선 명의를 넘겨주는 쪽으로 합의를 시도할 수 있다.
상대방이 보험 해지하기 전에 ‘가처분’ 신청부터
소송을 준비하는 동안 B씨가 보험을 마음대로 해지하거나 약관대출을 받는 것을 막는 조치도 필요하다. 이런 상황이 우려된다면 신속히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상대방이 임의로 해지할 우려가 있다면 즉시 내용증명을 보내고, 필요하면 보험계약 해지·변경금지 가처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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