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탈모에 좋은 성분이라면 바르는 게 낫지, 왜 빨리 씻어내야 하는 샴푸에 넣는가?”
양미경 콘스탄트 연구소장의 이 한 문장은 14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리필드 기자간담회의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기존 탈모 시장의 ‘상식’으로 자리 잡았던 샴푸 중심 케어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브랜드 전략의 전환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불신의 시장”...정근식 대표가 던진 문제의식
콘스탄트를 이끄는 정근식 대표는 발표 초반부터 시장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짚었다.
정 대표는 “탈모 케어 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오랜 경험에서 누적돼 왔다”며 “수많은 제품을 써도 개선되지 않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결국 포기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직접 겪은 경험도 공유했다. 정 대표는 “20대부터 탈모를 겪으며 시중 제품을 20~30개 이상 써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브랜드가 없다는 좌절감이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불신의 중심에 ‘탈모 샴푸’가 있다는 판단이 이번 전략 변화의 출발점이다. 그는 “탈모 고민을 시작하면 70~80%는 샴푸부터 찾는다”며 “하지만 샴푸로 해결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씻는 관리에서 바르는 관리로”...패러다임 전환
리필드는 이번 간담회에서 탈모 샴푸 ‘단종’이라는 강수를 꺼냈다. 매출 일부를 포기하면서까지 기존 카테고리를 버린 이유에 대해 정 대표는 “샴푸는 세정과 환경 조성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라며 “흡수와 개선이라는 탈모 케어의 본질과는 다른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미경 연구소장도 과학적 근거를 통해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양 소장은 “샴푸는 두피 클렌징과 모발 컨디셔닝이 목적이며 구조적으로 유효 성분을 모낭까지 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좋은 성분을 넣어도 3~5분 이상 방치해야 흡수가 가능한데 이 경우 계면활성제가 두피 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결국 효과와 안전성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샴푸는 두피 상태 개선을 돕는 수준이지 탈모 치료와는 다른 영역”이라며 “탈모 기능성 샴푸라는 개념 자체가 소비자 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리필드가 제시한 해법은 ‘흡수 중심 케어’다. 두피를 얼굴 피부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정 대표는 “폼클렌저가 피부를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이라면, 영양은 세럼과 앰플에서 공급한다”며 “두피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리필드의 제품 판매 구조도 이를 반영한다. 정 대표는 “누적 판매 150만개 중 90%가 앰플류 제품”이라며 “흡수 기반 제품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피 스캐너와 AI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전후 변화를 데이터로 입증해 왔다고 강조했다.
▲cADPR...“발모와 억제를 동시에”
리필드 전략의 핵심에는 특허 성분 ‘cADPR’이 있다.
양 연구소장은 “cADPR은 체내에 존재하는 조효소로 세포 내 칼슘 신호를 조절하는 물질”이라며 “모유두 세포에서 발모 촉진과 탈모 억제를 동시에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윈트 베타카테닌 신호를 활성화해 성장기를 늘리고 퇴행기를 억제한다”며 “단일 물질로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성분은 SCI급 학술지에 등재된 연구와 34건의 특허 및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됐다.
최근에는 엑소좀 기술을 결합해 전달 효율을 높였다. 양 소장은 “엑소좀 기반 전달 시스템으로 진피층까지 침투와 24시간 이상 지속을 확인했다”며 “향후 임상과 FDA 승인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략 전환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포기’다.
정 대표는 “탈모 샴푸 매출은 전체의 10% 미만이지만 시장 진입 장벽이 낮은 카테고리였다”며 “그럼에도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고 단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불편한 진실을 먼저 말하는 것이 브랜드의 역할”이라며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확장...K헤어케어로 간다
리필드는 이번 리브랜딩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현재 북미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남미, 중동까지 5대 권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약국·피부과·클리닉 등 전문 채널 협업도 확대한다.
정 대표는 “글로벌 넘버원 탈모 케어 브랜드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스칼프 사이언스 브랜드로 시장을 재정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3년간 매출이 매년 3배 성장해 지난해 약 120억원을 기록했다”며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리필드의 이번 선언은 제품 출시가 아닌 시장 정의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샴푸 중심 구조를 뒤집고 ‘흡수 기반 케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필드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탈모 케어의 본질을 ‘씻는 것’이 아닌 ‘전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 선택이 시장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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