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을 반려하고 있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슬개골탈구라는 질환을 듣거나 보게 된다. 포메라니안, 몰티즈, 푸들, 치와와 등 국내에서 많이 반려하고 있는 소형견의 유전적 요인이 바로 슬개골탈구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슬개골탈구는 소형견을 반려하고 있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숙지해야 하는 대표적인 관절질환 중 하나다.
슬개골은 대퇴골의 도르래고랑(대퇴골 아래쪽에 있는 홈으로 슬개골이 움직이는 통로 역할을 함)에 자리하고 있으며 무릎을 굽히고 펼 때 고랑을 따라 움직이면서 무릎 운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슬개골이 고랑에서 빠지면 무릎 운동이 힘들고 정도에 따라 통증을 느낀다. 즉 슬개골이 정상 위치를 벗어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슬개골과 대퇴골이 마찰해 관절염과 뼈손상이 따라온다. 특히 소형견은 고랑이 얕고 지탱하는 인대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슬개골탈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흔히 슬개골탈구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뒷다리를 절뚝거리는 후지파행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꼭 후지파행이 아니더라도 슬개골탈구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들이 있다. 가장 먼저 허리를 살짝 굽히고 체중을 앞다리에 지나치게 실어서 걷는 자세를 주목해야 한다. 통증이 발생하면 강아지는 뒷다리에 체중을 딛는 것이 어려워진다. 어떻게든 덜 아프게 걷기 위해 몸의 무게중심을 앞다리 쪽으로 완전히 쏠리게 만들어 걸음을 옮긴다.
또 강아지가 걷는 도중 뒷다리 하나를 들고 깡충깡충 뛰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걷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는 슬개골이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현상으로 보호자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슬개골탈구가 만성화됐을 경우에는 슬개골이 내측으로 빠진 탓에 무릎관절이 점점 돌아가 오다리(O자형) 모양으로 휘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마치 사람이 오다리로 걷듯 뒷다리가 바깥쪽으로 둥글게 벌어진 채 걷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슬개골탈구가 오래 지속됐다는 증거다.
이 외에도 반려견의 두 뒷다리 허벅지를 함께 만져봤을 때 한쪽 허벅지가 유독 얇아졌다면 이는 통증으로 인해 아픈 다리를 딛지 않으면서 해당 부위의 근육이 위축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또 슬개골이 탈구되면 관절가동범위(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어 보폭이 짧아지기도 하고 걸을 때 똑바로 걷지 못하고 대각선으로 걷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소형견의 슬개골탈구 예후는 전적으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력에 달려 있다. 오다리, 짧아진 보폭, 얇아진 허벅지 등 반려견이 일상 속에서 보내는 구조 신호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보호자의 예리한 눈썰미와 대처만이 반려견의 평생 보행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관절센터장ㅣ정리 헬스경향 조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