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투데이=장효남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좌절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임으로 축구계 전반의 거버넌스 개혁 요구가 거센 가운데, 국회에서 축구협회를 비롯한 경기단체의 폐쇄적 운영을 혁파하기 위한 이른바 '축구협회 회장 직선제법'이 전격 발의됐다. 극소수의 선거인단이 좌우하던 기존 간선제 구조를 해체하고 전체 회원이 참여하는 민주적 투표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경기단체의 임원 중 회장을 해당 단체 회원 전원의 투표로 선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정 의원을 필두로 서영교, 조인철, 백선희, 장종태, 박균택, 이정문, 김준혁, 양부남, 안도걸 의원 등 10인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대한축구협회의 회장 선출 방식은 대의원과 시도협회장 등 약 190명 안팎의 한정된 선거인단만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간선제 구조다. 이 때문에 현장 축구인들의 목소리와 대중의 여론이 협회 운영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 불거진 불법 선거인단 구성 의혹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불투명성,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드러난 각종 부적정 업무 처리 등은 이러한 폐쇄적 거버넌스에서 기인한 병폐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법안을 발의한 정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그동안 인프라 한계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등을 핑계 삼아 제도 개혁을 미뤄온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그간 직선제나 온라인 전자투표 도입이 FIFA의 비밀투표 및 전자투표 제한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는 자의적인 법 해석이라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 FIFA 정관 제19조는 회원단체의 선거와 임명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와 '완전한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대원칙만을 규정하고 있다. 축구협회가 거론한 제한 조항은 FIFA 총회 자체의 회장 선거에 적용되는 구체적 절차 규정일 뿐이며, 이를 각국 회원단체의 내부 선거에까지 확대 해석해 직선제 도입을 가로막는 방패막이로 삼은 것은 개혁 회피용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안은 법적 공백 상태에 있던 경기단체 회장 선출 규정을 명확히 신설했다. 안 제34조의3을 통해 경기단체 회장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단체의 '회원 전원의 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해 모든 회원에게 평등한 선거권을 보장했다. 아울러 10만 명에 달하는 전체 회원이 투표에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전자적 방법(전자투표)'을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후 안전장치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경기단체가 자체적으로 선거를 관리하며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나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전문 기관에 선거관리를 위탁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 후 공포되면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서 체육행정의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한 정준호 의원은 "190명이라는 극소수 선거인단이 폐쇄적으로 좌우하는 현행 간선제 시스템은 특정 인물의 장기 집권과 독점적 카르텔을 낳은 구조적 원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몽규 전 회장의 13년 5개월 장기 집권 체제가 막을 내린 지금이 해묵은 체육관 선거 방식을 청산할 적기라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수많은 축구인과 팬들이 직접 자신의 대표를 선출하는 직선제와 투명한 전자투표 시스템이야말로 축구협회가 대중적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성을 확립하는 근본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회 문체위 차원에서 이번 법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축구계를 비롯한 국내 경기단체 전반의 불공정 체육 행정을 대대적으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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