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과 미국·이란 갈등 재점화, 국내 수급 교란,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가격 조정이 급격하게 진행됐다”며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증시는 재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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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96.9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89.3을 넘어섰다. 장기 평균인 21.6과 비교하면 네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의 공포가 극단적인 영역까지 확대된 만큼 추가적인 악재의 가격 반영 여지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은 지난 3~4월 급락 이후 빠르게 반등했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돌발성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2~3일 내 재반등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이후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과 AI 투자 지속 여부를 확인하면서 산업 방향성을 재평가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조정의 핵심 배경으로 떠오른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도 이르다고 판단했다. 장기공급계약(LTA) 가격 적용으로 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단기 실적 전망치가 일부 낮아질 수 있지만,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축소 가능성이 작고 산업 성장 방향도 여전히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알파벳, 아마존,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 5개사의 올해 설비투자(CAPEX)가 7580억달러로 전년 대비 5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29.4%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재무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AI 모델의 토큰 사용 효율 개선 역시 반도체 수요 감소로 연결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산 일부가 중앙처리장치(CPU)와 외부 장치로 분산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의 중요성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S) 상장도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10일 기준 SK하이닉스 ADS는 국내 본주보다 약 16%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단기간에 활발한 차익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으며, 향후 주요 반도체 지수에 편입되면 추가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수급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예탁금이 여전히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시가총액 대비 낮아 과거와 같은 대규모 반대매매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외국인의 국내 반도체주 지분율도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가 추가 매도 압력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란 양측 모두 호르무즈해협의 장기 봉쇄를 감당하기 어려워 제한적인 충돌과 장기 협상이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도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 압력이 안정돼 연방준비제도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을 추가로 흔들 변수의 강도는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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