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전시관] '문신미술상' 수상 기념 안재영 작가 ‘Missing You_사물의 기억’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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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시관] '문신미술상' 수상 기념 안재영 작가 ‘Missing You_사물의 기억’ 展

뉴스컬처 2026-07-14 03:31:02 신고

안재영 작가(.제24회 문신미술상 수상작가). 사진=시립마산문신미술관
안재영 작가(.제24회 문신미술상 수상작가). 사진=시립마산문신미술관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화면을 가득 채운 색이 먼저 말을 건다. 강렬하게 번지는 색의 울림은 서정으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오래 머문 감정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안재영의 회화는 감각과 정서가 맞물리며 형성된다. 그의 색채는 기억을 불러내고 감정을 환기하는 매개로 작동한다.

제24회 문신미술상 수상 작가 안재영의 초대전 ‘Missing You_사물의 기억’은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온 작업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로, 100호에서 400호에 이르는 대형 회화 25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넓은 화면 위에서 색과 형상이 서로 호응하며 만들어내는 장면은 관람자의 감각을 즉각적으로 자극한다.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은 단숨에 시선을 끌어당긴다. 그러나 그 진가는 가까이 다가설 때 또렷해진다. 표면에는 수없이 덧입혀진 안료와 긁어낸 흔적이 교차하며 독특한 질감을 형성한다. 물감의 두께와 흔적은 빛과 만나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정지된 회화는 감각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안재영의 작업은 사물을 대상이 아닌 기억을 품은 존재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화면 위에 등장하는 형상은 구체적 재현을 넘어, 사물에 스며든 시간과 감정의 여운을 환기한다.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대상에서 출발하지만, 결과물은 특정 대상에 머물지 않고 보다 넓은 정서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전시는 ‘그리움’을 강조한다. 아버지를 향한 기억이 작품 전반에 흐르며, 개인적 체험은 보편적 감정으로 이어진다. 최근 1년간 제작된 작품들은 작가가 마주한 내적 성찰의 기록이자, 창작 과정을 통해 응축된 감정의 결과물이다. 반복적으로 덧입히고 지워내는 행위는 기억을 쌓아가는 과정과 맞닿아 있으며, 화면 위에는 시간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업 과정에서 드러나는 물질적 개입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긁어내기, 눌러 찍기, 덧입히기와 같은 행위는 화면에 물리적 흔적을 남기며 또 다른 표현 방식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방식은 우연성과 즉흥성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며 생동감을 만들어낸다.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색채는 안재영 작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요소다. 서로 다른 색들은 충돌하고 어우러지며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선명한 색의 파편들은 화면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시각적 긴장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색은 감정의 온도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술평론가 임창섭은 사물에 스쳐 지나가는 미세한 감정을 포착해 독창적인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서로 다른 재료와 시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고, 이는 기존 형식의 틀을 넘어서는 확장된 예술 세계로 이어진다.

장준석 역시 안재영의 회화가 밝고 풍요로운 색채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그 이면에 오랜 시간의 축적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화면을 따라 흐르는 붓질의 흔적과 깊숙이 스며든 정서는 화려함 너머의 또 다른 서사를 드러낸다. 이는 시각적 쾌감에 머물지 않고 감정의 깊이를 함께 전달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윤영필 학예사는 작가의 작업이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확장된 표현 방식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러 겹으로 쌓인 색은 반복적 행위를 통해 형성되며,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색은 긴 시간의 축적을 거친 결과다. 이 과정에서 화면은 다양한 감각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안재영의 작업은 특정 형상에 의존하지 않는다. 색과 흔적, 물질적 개입이 결합되며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방식은 관람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각자의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읽히도록 유도한다.

그의 작업에서 사물은 더 이상 고정된 대상이 아니다. 시간 속에서 변형되고 재구성되며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포착해 화면 위에 옮기고, 이를 통해 기억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작품은 우연성과 즉흥성이 교차하는 구성 속에서 형성된다. 다양한 물질과 이미지의 파편들이 결합하며 만들어지는 화면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를 유지한다. 이는 일상적 사물의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감각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Missing You _ 사물의 기억, 시립마산문신미술관

안재영은 박경리문학관 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활동하며 작업의 폭을 넓혀왔고,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광주시립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는 안재영의 작업이 개인적 표현을 넘어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Missing You_사물의 기억’은 회화를 통해 부재의 감정을 가시화하려는 시도다. 반복적인 축적과 소거의 과정은 감정을 물질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화면은 기억이 머무는 장소로 변모한다. 색채의 울림과 물질적 흔적이 결합된 이 전시는 관람자로 하여금 감각과 정서가 교차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안재영의 회화는 하나의 장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감각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그의 작업은 회화를 살아 있는 감각의 장으로 확장시키며, 동시대 미술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24회 문신미술상 수상기념전, Missing You_사물의 기억, 창원시립문신미술관
제24회 문신미술상 수상기념전, Missing You_사물의 기억, 창원시립문신미술관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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