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문가 패널, 13세 미만 아동은 보호자 감독 아래 사용 권고
호주식 전면 금지는 실효성 떨어진다 판단…중독성 축소에 방점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아동과 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를 차단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연합(EU)이 관련 법안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동에게 소셜미디어 플랫폼 접근을 제한하는 법안을 올여름 이후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현실 세계에서의 시간이 필요하다. 놀고, 우정을 쌓고, 실수를 저지를 시간 말이다. 알고리즘에 앞서 스스로의 정체성과 성격을 형성할 시간이 그들에게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문제는 아이들이 소셜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소셜미디어가 우리 아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언제 접근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라며 소셜미디어가 아동을 상대하는 데 있어 향후 규제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자사의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손수 입증해야 한다"며 "유럽에서는 제품을 개발한 기업이 그 안전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령대에 따라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며 "13세부터는 안전성이 확보된 플랫폼에 한해서만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EU 전문가 패널이 13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부모의 감독 아래서나 교육적인 환경에서만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과 맞물려 이뤄진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호주가 작년 12월 16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이래 유럽 각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거세지면서 EU 차원의 일관된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의사, 학자, 청소년 대표, 학부모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을 꾸렸다.
현재, 스페인, 그리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덴마크 등 EU 회원국 여럿이 일정 나이 이하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 역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집행 권한은 EU 집행위원회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국의 법률은 EU법과 부합해야 하는 까닭에 틱톡, 인스타그램 등 특정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연령 제한을 도입하려면 EU 차원의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EU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는 영유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3~12세 아동의 경우 부모나 교사의 감독 아래 나이에 맞는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고가 담겼다.
13~18세 청소년에게는 핵심적인 안전 기능을 갖춘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에 한해 자율성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의 이용을 권장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한 호주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아동들이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 전면 금지를 권고하지는 않았다.
대신 플랫폼들이 자동 재생과 무한 스크롤, 푸시 알림 등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반복 이용을 유도하는 중독성 있는 설계를 제거하거나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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