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력 평가에서 세계 11위에 머물며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에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AI 경쟁력 약화가 단순한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교육과 인재 양성, 기업 문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13일 일본 IT 전문매체 비즈니스+IT는 영국 토터스미디어(Tortoise Media)가 발표한 **'글로벌 AI 인덱스(Global AI Index) 2024'**를 인용해 일본이 조사 대상 83개국 가운데 1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평가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며, 싱가포르와 영국, 프랑스, 한국, 독일, 캐나다, 이스라엘, 인도가 일본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경제 규모와 오랜 기간 '기술 강국'으로 평가받아 온 일본의 위상을 고려하면 11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 능력과 막대한 민간 투자, 우수한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역시 정부와 대학, 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연구개발부터 산업 적용까지 빠르게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다양한 AI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지 못하면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경쟁력 저하의 핵심 원인으로는 고등교육 시스템이 꼽혔다. 컴퓨터과학과 통계학, 정보공학, 머신러닝 등 AI 핵심 분야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기반이 경쟁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유지되면서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아 관련 산업 육성이 지연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AI 인재의 해외 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지목됐다. 우수한 연구자들이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높은 보상을 제공하는 해외 기업과 연구기관으로 이동하면서 일본의 기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IT는 "일본의 AI 경쟁력 저하는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조직, 제도, 기업 문화, 정책 전반에 걸친 구조적 과제"라며 "사회 전반의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AI 시대 글로벌 경쟁에서 일본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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