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명문대생의 몰락…중국인 청년은 어떻게 멕시코 마약왕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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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명문대생의 몰락…중국인 청년은 어떻게 멕시코 마약왕이 됐나

연합뉴스 2026-07-13 21:05: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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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일하다 마약 거래 빠져들어 '펜타닐의 왕' 등극

탈주극 벌이다 결국 美 송환…"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마약업자"

미국으로 인도된 중국인 마약범 장즈둥(오른쪽 두 번째) 미국으로 인도된 중국인 마약범 장즈둥(오른쪽 두 번째)

[멕시코 안보장관 엑스 게시물 캡처.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중국 최고 명문대를 졸업한 후 전도유망한 삶을 살던 30대 중국인 남성이 멕시코 최고 마약왕이 된 후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3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멕시코 당국에 체포돼 현재 미국에서 재판받는 장즈둥(39)은 2010년 베이징대학교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다.

그는 졸업 후 멕시코로 건너가 중국 광산 회사에 입사해 고위직에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대학 동창이며 같은 회사에 다닌 알렉스라는 가명의 남성은 "협상 능력이 뛰어났고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사람"이라며 장씨를 회상했다.

알렉스는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현지를 장악하고 있는 마약 카르텔을 포함한 범죄 조직과 얽히는 경우가 있다며 "그는 지역에서 중요한 인물이라면 누구와도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씨가 다니던 중국 광산회사는 2013년 파산했지만, 그는 본국을 돌아가지 않았다.

이후 그의 행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1∼2년 뒤부터 소셜미디어(SNS) 위챗을 통해 베이징대 스페인어과 동문들에게 달러를 유리한 환율로 환전해줄 수 있다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인들은 그가 돈세탁 사업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때부터 마약 카르텔에 발을 담갔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미국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장씨는 2016년 6월부터 대규모 마약 밀매·자금 세탁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엔리케라는 가명을 쓴 멕시코 한 마약 카르텔의 고위급 조직원은 내부에서 그를 '펜타닐의 왕', '왕 형님'(Brother Wang)으로 불렀다며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다. 최고였다"고 했다.

엔리케는 장씨가 마약 카르텔 두목 중 한명의 여성 친척과 연인 관계를 맺으면서 카르텔 핵심 인물들과 빠르게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미국 마약단속국이 지난 2016년 공개한 압수된 펜타닐 미국 마약단속국이 지난 2016년 공개한 압수된 펜타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장씨는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한 합성 마약인 펜타닐을 멕시코에서 생산·유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마약 카르텔의 한 조직원은 장씨가 체포된 후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경로를 구축해야 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엔리케도 "장씨가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펜타닐은 중국이 전구체(제조 원료) 주요 수출국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펜타닐은 현재 미·중 갈등의 한 축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펜타닐과 전구체를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멕시코 당국은 장씨가 코카인 1천㎏ 이상, 펜타닐 1천800㎏ 이상, 필로폰 600㎏를 수출·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연간 1억5천만달러 이상(2천234억원)의 마약 판매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BBC는 장씨가 지난해 미국 뉴욕의 법정에 출두했을 때 토드 블랜치 당시 미 법무부 차관이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마약 밀매업자 중 한명"이라고 묘사했다고도 전했다.

장씨는 2024년 10월 멕시코 당국에 체포되긴 했으나 전 세계를 휘저은 대담한 탈주극을 벌이며 다시 주목받았다.

체포 후 멕시코 법원은 그를 교도소에 투옥하는 대신 가택 연금 명령이라는 석연치 않은 판결을 내렸다. 장씨는 자택 벽에 구멍을 뚫어 탈출했고 제트기를 이용해 쿠바로 거쳐 러시아 국경까지 향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경 관리자들은 그의 위조 서류를 적발해 쿠바로 돌려보냈고, 장씨는 결국 다시 쿠바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송환됐다.

알렉스는 그의 체포 소식을 들었을 때 동문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아마 베이징대가 배출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지난 2025년 FBI가 조지아주에서 작전을 수행해 압수한 펜타닐과 현금의 모습 지난 2025년 FBI가 조지아주에서 작전을 수행해 압수한 펜타닐과 현금의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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