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尹 방어권 권고' 폐기 놓고 격돌…결론 못 내고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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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尹 방어권 권고' 폐기 놓고 격돌…결론 못 내고 파행

이데일리 2026-07-13 18:48: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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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해 탄핵 국면에서 의결한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를 폐기하자는 안건을 두고 인권위원들이 정면충돌했다.

3시간 가까운 공방 끝에 안창호 위원장이 안건 상정을 미루자 진보 성향 위원 6명은 반발하며 퇴장했고 전원위원회는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제13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했다.

해당 안건은 지난 10일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 비상임위원 등 진보 성향 위원 5명이 공동 발의했고, 안 위원장이 회의 직전 접수를 결재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2월 10일 전원위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안건을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켜 논란을 빚었다. 이번 안건은 이를 폐기하자는 취지다.

발의에 나선 진보 성향 위원들은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선언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소라미 위원은 “위원들이 발의한 안건의 상정 여부를 의결 사항으로 붙이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고, 이숙진 상임위원은 “안건을 의결한 것도, 바로잡아야 하는 것도 인권위원들”이라며 “결자해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 회의에 참석한 김민문정 위원도 “변화의 출발은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라며 “모두의 인권에서 우선순위가 필요하다면 더 취약한 사람들의 인권을 먼저 살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보수 성향 위원들은 이미 집행된 결정의 번복은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맞섰다. 한석훈 위원은 “이 사건 결정은 적법하게 이뤄졌고 집행까지 종료돼 효력이 소급해 상실될 수 없다”며 “새로운 의결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강정혜 위원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발의”라고 지적했다.

김학자 위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안건 상정 요구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진보 성향 위원이 다수가 된 시점의 발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 위원장은 당시 의결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불구속이나 탄핵 기각을 언급했다면 문제가 됐겠지만, 헌법의 대원칙인 적법 절차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회의는 오후 4시 40분께 휴정 후 5시에 재개됐으나 안 위원장이 “사안이 중대하고 법리적 검토가 필요해 오늘은 상정하지 않고 다음에 하겠다”고 하자 진보 성향 위원들은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이숙진·오영근·오완호·조숙현·소라미·김민문정 위원이 회의장을 나가면서 전원위는 오후 6시께 종료됐다.

퇴장한 위원 6명은 회의장 밖에서 성명을 내고 “부끄러운 과거를 바로잡고 무너진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폐기안을 발의했으나, 인권기구 수장으로서 책무를 또다시 저버렸다”며 안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다음 전원위에서 다시 상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편 인권위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 퇴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권위 간부들이 잇따라 보직 반납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하루에만 7개 부서가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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