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에 엘니뇨까지···세계 식량 가격 ‘15.8%’ 상승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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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戰에 엘니뇨까지···세계 식량 가격 ‘15.8%’ 상승 경고

투데이코리아 2026-07-13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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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미 캔자스주 맥스빌 인근 들판에 가뭄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밀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미 캔자스주 맥스빌 인근 들판에 가뭄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밀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농산물 생산비가 오른 가운데 ‘슈퍼 엘니뇨’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쌀과 설탕, 팜유, 커피 등 핵심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수 있으며, 그 여파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Guardian)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올해 형성된 엘니뇨가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경우 세계 식량 가격에 장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중·동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전 세계 강수와 기온 패턴을 바꾸는 현상이다. 폭염과 가뭄, 홍수, 폭풍성 기후를 동반해 농작물 수확과 물류망에 영향을 준다.

특히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는 이달 9일 발표한 진단에서 엘니뇨가 올해 말까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NOAA는 10~12월 매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가능성을 81%로 제시했으며, 엘니뇨가 내년 초봄까지 이어질 확률은 97%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전망보다 강한 경고다.

가디언은 이란전쟁으로 식량 가격이 이미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서 엘니뇨가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전쟁으로 에너지와 비료, 운송 비용이 오른 데 이어 이상기후가 작황을 흔들 경우 식품 공급망은 두 가지 충격을 동시에 받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엘니뇨 강도에 따라 전 세계 식량 원자재 가격이 15.8%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물별 파종과 재배, 수확 시기가 다르고 물류망에도 시차가 있는 만큼, 가격 충격은 2028년 하반기까지 완전히 반영될 수 있다고 봤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지역 중 하나는 인도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인도가 이미 엘니뇨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일부 지역은 몬순 강수량이 평년의 25%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중부 일부 지역도 평년의 절반 정도만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쌀과 밀, 사탕수수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은 극단적 엘니뇨가 전 세계 농업 생산을 14.3% 줄이고, 3420억달러 규모의 생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유니크레딧은 핵심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10~50% 오를 수 있으며, 쌀과 팜유, 설탕, 커피처럼 노출도가 큰 품목은 50~100%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팜유와 커피, 코코아 등도 위험 품목으로 꼽힌다. 엘니뇨는 동남아시아에 가뭄을 유발해 팜유 생산을 줄일 수 있고, 고온다습한 조건은 일부 지역에서 병해충 확산을 키워 커피와 코코아 수확량을 압박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와 남미 북부에는 가뭄 위험이,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에는 홍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유럽은 엘니뇨의 직접적인 기상 피해보다 글로벌 식량 가격 상승을 통해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엘니뇨 충격이 유로존 식품 가격을 1.3%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앞서 강한 엘니뇨가 세계 식량 원자재 가격을 최대 9% 높일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가디언은 과거 엘니뇨가 식량 위기로 이어진 사례로 1876~1878년 대가뭄을 거론했다. 당시 인도와 중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이집트 등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고, 식민 통치와 맞물린 인도에서는 600만명 이상이 기근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소득 국가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에너지와 식품 수입 비용이 이미 오른 상황에서 엘니뇨가 작황과 물류를 흔들면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가디언은 중앙은행들이 식품 가격 재상승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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