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도장으로 가짜 정관 만들어 선산 '꿀꺽'…45억 챙긴 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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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도장으로 가짜 정관 만들어 선산 '꿀꺽'…45억 챙긴 종회장

이데일리 2026-07-13 17:51: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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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종중 재산을 관리하는 종회장이 가족들의 도장을 몰래 이용해 가짜 정관과 회의록을 만든 뒤, 대대로 관리해온 선산을 자신의 명의로 빼돌렸다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모습.
서울북부지법 모습.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경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과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A 씨에게 지난달 26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02년 4월부터 한 종중의 종회장을 맡아 종중 소유 임야와 묘소 등 재산을 관리해왔다. 이후 2010년 중종 소유의 경기 양주시 임야 일부가 도로 부지로 편입돼 종중이 양주시로부터 수용보상금을 받게 되자, A 씨는 종중 재산을 사실상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서류를 만들기로 했다.

A 씨는 2010년 3월 자신의 집에서 본인과 형제·자매, 조카 등 12명만 종회원으로 기재한 정관과 회의록을 임의로 작성했다. 미리 보관하고 있던 이들의 도장을 서류에 각각 찍어 실제 종중 회의를 거친 것처럼 꾸몄다. 나아가 위조한 서류를 양주시청에 제출해 종중 명의의 부동산등기용 등록번호까지 발급받았다.

이후 A 씨는 본격적으로 종중 땅을 자신의 명의로 옮겼다. 2014년 6월 종중 소유 임야 2필지를 자신이 매수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21년 7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거래가액 합계 26억5550만원 상당의 종중 부동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일부 토지는 제3자에게 다시 팔았다. 이 과정에서 실제와 다른 내용을 부동산등기부에 올리고, 허위 등기가 기재된 등기부를 등기소에 비치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A 씨는 재판에서 초기에 저지른 횡령 2건은 나머지 범행과 시간 차이가 커 별개의 범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별도 범죄로 판단하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각 범행의 피해자와 피해법익이 동일하고, 피고인이 10년 이상 종회장이라는 동일한 지위와 기회를 이용했다”며 “범행 방법도 유사해 전체를 하나의 포괄일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양형 과정에서는 장기간 반복된 범행과 피해 규모가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재판부는 “종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수법과 피해 규모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 씨가 횡령한 토지 일부를 약 21억원에 매각하고도 피해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횡령한 부동산의 가치와 매각 등을 통해 얻은 이익을 합하면 전체 범행 이익이 45억원을 넘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횡령한 토지는 종중이 대를 이어 관리해온 선산 또는 종토로, 종중 구성원들에게 단순한 재산권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배신한 범행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종중 구성원들도 재판부에 A 씨를 엄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과 횡령한 임야 일부를 종중에 돌려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토지 매각대금 일부가 재산세 납부와 선산 개량공사비 등 종중 운영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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