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급락에 코스피 7000선 붕괴...美 물가·AI 투자 향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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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톱' 급락에 코스피 7000선 붕괴...美 물가·AI 투자 향방 주목

폴리뉴스 2026-07-13 17:51:51 신고

13일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대형주 급락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금융시장 충격에 휩싸였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7000선을 내주며 역대 네 번째 규모의 포인트 하락을 기록했고,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높아진 실적 기대치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우려까지 더해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7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7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장중에는 6783.43까지 밀리며 9%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오전 10시 34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후 1시 28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조2193억원, 1조704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조8822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개인 매수만으로는 지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503.4원에 마감했다.

◆ 높아진 반도체 기대치 조정…'고점론' 재부각

이번 급락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10.70% 내린 25만4500원, SK하이닉스는 15.37% 급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일간 하락률을 기록했고, 원화 기준 시가총액은 1314조9358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달러 환산 시가총액도 1조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직접적인 계기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 하향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4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약 8%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6~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9%, 11% 하향 조정했다. HBM 매출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아 이미 평균판매가격(ASP) 기저가 높은 만큼 2분기 추가 가격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다만 업황 자체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신호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7월 1~10일 반도체 수출은 112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TSMC 역시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발표하며 AI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의 강한 외형 성장은 재확인됐지만 이미 높아진 실적 기대치를 추가로 끌어올릴 정도의 서프라이즈는 아니었다"며 기대치 조정이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ADR과 국내 본주의 가격 괴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수급 충격 등이 낙폭을 확대시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중동 리스크까지 겹쳐…정유·해운주는 강세

반도체 악재와 함께 중동 정세 악화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주말 미국이 이란 군사시설을 추가 공습했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했다. 이에 국제유가는 4% 이상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감을 높였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압력을 높여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시장 전반이 급락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와 해운 업종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이 상승 마감했고, 해상 운임 상승 기대가 반영된 일부 해운주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코스닥은 외국인이 386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4.55% 내린 799.36에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다시 800선을 내줬다.

◆ '바닥'보다 '낙폭과대'…증권가 "美 물가·빅테크 투자계획이 반등 변수"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추세 반전을 확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의 상대강도지수(RSI)가 최근 AI 랠리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40 아래로 내려오면서 시장 전반이 극심한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종가가 장중 저점 부근에서 마감된 만큼 의미 있는 저가 매수세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향후 통화정책과 글로벌 증시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ASML과 TSMC에 이어 발표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AI 투자(Capex) 계획이다. 특히 알파벳 등 주요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경우 최근 불거진 반도체 고점론도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연구원은 "현재는 '바닥 확인'보다 '낙폭 과대 진입' 단계"라며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위해서는 미국 물가 안정과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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