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일은 해마다 챙겼지만, 정작 제 생일은 잊고 산 적이 많았습니다.”
성인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처럼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자신을 위한 하루를 보냈다.
오랜 돌봄 속에서 늘 자녀를 먼저 생각해 온 부모들에게 지역사회가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13일 가평군에 따르면 가평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8일 장애인 가족 6가구를 초청해 부모들을 위한 생일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자리는 화려한 프로그램보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마음을 직접 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평소 가족을 돌보는 역할에 익숙했던 부모들은 이날만큼은 축하를 받는 자리에 앉았다.
자녀들은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으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전했고, 가족들은 함께 케이크 촛불을 끄고 사진을 남겼다.
편지를 받은 한 부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어머니는 “내 생일을 누군가 기억해 준 것 자체가 뜻밖의 선물이었다”며 “아이와 함께 웃으며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 자녀를 장기간 돌보는 부모들의 정서적 어려움과 고립감을 지역사회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부모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기보다, 이들 역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복지 대상이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행사 비용은 청평양수발전소가 후원했다. 민간 복지조직과 지역 공공기관이 힘을 보태면서 장애인 가족을 위한 지역 돌봄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노재풍 가평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장애인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그동안의 수고를 알아주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가족들이 일상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장석조 가평읍장은 “자녀를 위해 오랜 시간 자신을 뒤로 미뤄온 부모들에게 이번 자리가 작은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며 “장애인 가족이 지역사회 안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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