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저전원을 안정화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여부를 결정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11차 전기본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외에 추가 원전 도입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차 전기본에는 2026년부터 2040년까지의 전력 수급 계획이 담길 예정으로 기후부는 연내 최종 계획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이날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확정된 사업에 따른 전력 수요만 약 30GW에 달하고, 잠재 수요까지 포함하면 40GW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과 건물 난방의 전기화까지 더하면 2040년까지 추가 전력 수요가 50GW 이상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까지 고려하면 에너지 대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이상을 보급하고 원전과 조화로운 에너지 믹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공장 지붕 태양광 의무화와 영농형·수상형 태양광을 본격 확대하고, 가정용 태양광은 정산 방식을 개편해 '햇빛소득연금' 형태로 수익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기술 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도 병행한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양수발전과 나트륨이온전지 등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수송·건물 부문의 전기화도 속도를 낸다. 전기차 전환 지원금 신설을 검토하고 배달용 오토바이와 농기계, 건설기계, 선박의 전기화를 추진한다. 아파트 등 건물에는 가스배관 대신 히트펌프를 활용한 냉난방·온수 시스템을 확대하고 태양광과 전기차 충전, AI 가전을 결합한 에너지 자립형 주택과 마을도 확산시킬 방침이다.
전력망은 수도권 중심의 일방향 공급 체계에서 지역 생산·지역 소비(지산지소) 기반의 양방향 체계로 전환한다. 기존 송전망을 최대한 활용하고 불가피한 구간은 지중화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제주에서 시행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시장은 수요시장까지 확대하고 향후 육지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서 지역의 에너지 자립 강화에도 나선다. 울릉도와 백령도, 추자도 등 전국 87개 섬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기반의 에너지 자립섬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345킬로볼트(kV)급 고압 송전망 구축도 추진하기로 했다.
용수 인프라 확충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김 장관은 용인과 광주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하루 약 200만톤의 물이 필요하고, 이 가운데 추가 확보가 필요한 물만 100만톤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동복댐 증고 등 신규 물그릇을 확보하고 발전용·홍수조절용·농업용 등 용도별로 운영되는 댐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광역상수도 공급 체계를 전면 정비하고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확대해 산업단지 용수로 활용하는 한편, 해수담수화와 이동형 담수화 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배수열을 회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전기는 문명의 원천이고 물은 생명의 원천"이라며 "전력과 물 인프라를 적기에 확충해 메가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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