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은 판매 증가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커졌다. 전기차 신규 등록은 19만89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6% 늘었다. 전체 신차 85만3969대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도 23.3%까지 높아졌다. 휘발유와 하이브리드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선택된 동력원이 된 것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개인 신차시장에서는 여전히 남성 구매자가 많았다. 상반기 남성 등록은 37만8250대, 여성은 16만5178대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다만 흐름은 조금 달랐다. 남성 구매는 지난해보다 3.3% 감소한 반면 여성은 0.2% 증가했다. 여성 비중도 지난해 약 29.6%에서 올해 30.4%로 0.8%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4만7327대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4만780대, 30대가 10만8398대로 뒤를 이었다. 전체 개인 구매자의 약 73%가 30~50대에 몰렸다. 실제 구매 규모만 보면 여전히 경제력과 가족용 차량 수요가 집중된 40~50대가 신차시장의 중심이다.
하지만 증가 속도는 젊은 층에서 더 빨랐다. 20대 신차 등록은 3만99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했다. 30대는 3.7%, 40대는 0.7% 늘어난 반면 50대는 3.3%, 60대는 15.1%, 70대 이상은 24.7% 감소했다. 전기차 증가분이 어느 연령대에서 발생했는지 직접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전기차 등록 급증과 동시에 신차 구매층이 젊어지는 흐름이 나타난 점은 눈에 띈다.
전기차 고객의 취향은 베스트셀링 모델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상반기 테슬라 모델 Y는 4만3361대가 등록되며 전체 전기차 등록의 21.8%를 혼자 차지했다. 국내에서 등록된 전기차 5대 가운데 1대 이상이 모델 Y였던 셈이다.
뒤를 이은 모델은 기아 EV3 1만8009대, EV5 1만5411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1만1569대, 테슬라 모델 3 8861대였다. 이들 상위 5개 차종의 합산 등록은 9만7211대로 전체 전기차의 48.9%에 달했다. 전기차 수요 절반가량이 몇몇 인기 모델에 집중된 구조다.
차종 구성도 달라졌다. 과거 국내 전기차 시장이 고가 세단이나 일부 얼리어답터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모델 Y와 EV3, EV5, 아이오닉 5처럼 공간 활용성이 높은 SUV·크로스오버가 판매를 이끌었다. 패밀리카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가 늘면서 30~50대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운 시장으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가격 문턱을 낮춘 모델도 전기차 구매층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BYD 돌핀은 상반기 4511대, 씨라이언 7은 4477대가 등록됐다. 테슬라는 브랜드 전체로 5만6147대를 기록해 전체 전기차 등록의 약 28.2%를 차지했다. 기아와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테슬라와 BYD 등 수입 전기차 브랜드가 선택지를 넓히면서 가격대와 차급도 한층 다양해졌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중심은 패밀리 SUV와 보급형 모델로 옮겨가고 있으며 신차 시장의 25% 가까운 규모로 커졌다는 점이다. 또한 전체 신차 구매자는 여전히 남성과 40~50대 비중이 높지만, 여성 비중이 조금씩 커지고 20대 구매가 빠르게 늘면서 고객층의 경계도 옅어지는 모습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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