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병·의원의 건강보험 거짓청구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선다. 특히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 의심 기관과 허위 진료비 청구 가능성이 높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해 부당 청구를 집중 적발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이후 2년간 중단됐던 기획조사가 올해 다시 재개되면서 건강보험 재정 관리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약 3개월간 '건강보험 거짓청구 다빈도 유형'에 해당하는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획조사는 일반적인 정기 현지조사와 달리 사회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거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코로나19 대응과 의료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2024년과 2025년에는 기획조사를 시행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복지부는 진료비 청구 패턴과 과거 적발 사례 등을 분석해 198개 세부 판단 기준을 마련했으며, 이를 토대로 의료기관별 위험도를 점수화해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동일 질환에 대한 비정상적인 청구나 실제 진료 내용과 청구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 등 거짓청구 가능성이 높은 기관을 우선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대상에는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기관도 포함된다. 사무장병원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불법 의료기관을 말한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구조 때문에 과잉진료나 허위 입원, 가짜 환자 등록, 진료기록 조작 등 건강보험 재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적발돼 왔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로 사무장병원을 지목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복지부는 하지 않은 진료를 실시한 것처럼 허위 청구하거나 실제보다 많은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 등 거짓청구로 인해 연평균 약 96억 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이 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재정 누수는 결국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거짓·부당청구 근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 거짓청구가 확인된 요양기관에는 부당하게 지급된 건강보험 급여를 전액 환수하는 것은 물론 행정처분도 함께 내려진다.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최대 1년간 업무정지 처분이 가능하며, 업무정지를 대신해 부당금액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위반 사실이 공표되거나 의료인의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위반 정도가 중대한 경우에는 형사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복지부는 이번 기획조사가 단순히 적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청구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예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의료기관들이 청구 과정에서 관련 기준을 다시 점검하고, 허위 또는 부당 청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난 2년간 중단됐던 기획조사를 재개해 가짜 진료와 가짜 환자 등 거짓청구 행위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며 "공정한 건강보험 제도 운영과 건전한 청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정기 현지조사와 기획조사를 병행하면서 데이터 기반 분석을 확대해 부당청구 적발의 정확성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이상징후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청구 유형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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