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행복한 육아 생활을 위해서는 양육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먼저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건강은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가족의 삶의 질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건강뉴스’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도움이 되는 건강·의료 분야의 주요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기획된 코너다.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정보, 의료 정책 변화, 연구 성과 등 다양한 소식 가운데 가족의 건강한 삶과 양육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선별해 소개한다. -편집자 말
◇ 쉬어도 풀리지 않는 피로, 몸이 보내는 ‘만성피로’의 경고
만성피로. ⓒ고대 안암병원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아침부터 몸이 무겁고, 주말 내내 쉬어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아요.“
직장인 정모(38) 씨는 최근 몇 달 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에 시달렸다. 업무 중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소한 실수가 잦아졌으며,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드는 날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휴가를 다녀온 뒤에도 피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피로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은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으로 나타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계속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한 피곤함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이 피로를 시작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피로’는 특정 질환을 의미하기보다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지속된다면 단순한 과로나 수면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피로가 6개월 이상 이어지고 다른 질환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구분한다. 이는 별도의 진단 기준을 갖는 질환으로, 흔히 말하는 만성피로와는 다른 개념인 만큼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만성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 부족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빈혈과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도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피로와 함께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발열, 자다가 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땀, 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등 증상의 급격한 악화가 동반된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이러한 신호는 감춰진 질환의 단서일 수 있어 되도록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는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빈혈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등 원인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질환을 우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나 상담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피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다.
만성피로를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걷기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스트레스 관리도 피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활동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것 역시 만성피로 관리에 보탬이 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윤지현 교수는 “피로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지속되는 피로를 단순한 체력 저하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서는 피로가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 갑상선·빈혈문제의 첫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유기농 먹거리와 건강개선 지원사업’ 발대식 개최. 신청자 201명 참여... 먹거리·지역의료·돌봄을 연결한 예방 중심 건강관리 모델 첫걸음
참가자 전체사진. ⓒGCN녹색소비자연대
GCN녹색소비자연대,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사)한국친환경농업협회, 서울드림의원, 사회적협동조합 공드림통합돌봄, 스마트건강도시랩은 2026년 7월 9일 안산 단원구청 단원홀에서 ‘유기농 먹거리와 건강개선 지원사업’ 발대식을 추진하였다.
이번 사업은 기존의 치료 중심의 의료 체계에서 벗어나, 건강한 먹거리와 생활습관 개선, 지역 일차의료, 돌봄 지원을 연결하여 시민의 건강을 예방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소비자운동 모델로 추진된다. 특히 유기농 먹거리 지원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의 건강평가, 지역의원 연계, 지속적인 건강교육과 참여자 실천활동, 정책제안 까지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에는 총 201명의 안산시민이 신청하였으며, 참여자들은 단순히 유기농 먹거리를 지원받는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식생활과 건강 변화를 살피고 지역사회의 건강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이 날 발대식 사전행사로 친환경농산물 무료나눔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참여자들에게 친환경 양파와 양배추가 제공되었다. 또한 스마트건강 앱 설치 지원을 통해 참여자들이 이후 건강관리 활동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발대식 본 행사에서 GCN녹색소비자연대,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사)한국친환경농업협회, 서울드림의원, 사회적협동조합 공드림통합돌봄, 스마트건강도시랩이 ‘유기농 먹거리와 건강개선 지원사업’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하였다. 이후 유미화 GCN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가 사업의 취지와 활동 내용을 설명하고, 홍윤철 서울드림의원 원장이 ‘지역에서 시작하는 건강한 식탁, 만성질환 예방의 첫걸음’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각 기관은 유기농 먹거리와 지역 일차의료, 지역 돌봄을 결합한 안산형 건강개선 모델을 만들고, 향후 시민 주도형 예방 건강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김상기 (사)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친환경농업은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함께 지키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밝히며, “이번 사업을 통해 유기농 농산물이 시민의 일상 건강관리와 연결되고, 친환경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지역사회 안에서 더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미화 GCN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는 “참여자들의 관심은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사회를 넘어, 병이 생기지 않는 사회를 함께 만들자는 시민들의 요구를 보여준다”며 “안산에서 시작한 이 모델이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의료, 건강한 소비가 연결되는 전국적인 정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홍윤철 서울드림의원 원장은 “건강한 식탁은 만성질환 예방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라며 “동네의원이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의 생활과 식탁 가까이에서 건강을 함께 만들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쿠팡, 땅끝마을 해남에서 의료취약계층 250여 명 건강검진…‘온동네 케어’ 개최
해남군 송지면에서 열린 ‘쿠팡 온동네 케어'에서 박지원 의원, 명현관 해남군수, 장영철 쿠팡 전무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쿠팡
쿠팡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에서 찾아가는 건강검진 프로젝트 ‘쿠팡 온동네 케어’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10일(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해남군 송지초등학교 달마관에서 열렸다. 해남군, 해남군보건소, 해남군자원봉사센터, 대한중앙의료봉사회, ㈜지피와 협력해 고령층과 유아·청소년 등 의료취약계층 약 25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의료 상담을 제공했다.
해남군은 전국 최대 경지면적을 보유한 대표적인 농업지역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약 39.3%(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준, 2026년 2월 기준)에 달하는 초고령 지역이다. 특히 송지면은 땅끝마을에 위치해 의료기관 접근이 쉽지 않다. ‘쿠팡 온동네 케어’는 지역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에 의료 수요를 파악하고 대상자를 선정해 건강검진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공공의료를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문 의료진과 의료계 전공 대학생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접수와 간호 예진을 시작으로 혈압 등 기본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의과·한의과·치과 진료와 혈액검사, 골밀도 검사, 치매·우울 선별검사 등 맞춤형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특히 해남군이 운영하는 ‘이동치과버스’도 함께 참여해 구강검사와 상담, 스케일링, 틀니 살균·세척 등 주민들의 구강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진료를 제공했다.
김현권 갈산마을 이장은 “땅끝마을인 송지면은 고령인구가 많고 의료기관 접근이 쉽지 않아 병원을 이용하려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제공한 송지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했다. 유아·청소년을 대상으로 AI 기반 성장 예측 기술을 활용한 성장 발달 검사를 실시해 개인별 성장리포트를 제공했으며,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를 위해 커피차 ‘쿠팡 카페’를 운영해 음료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액자에 담아 전달했다.
쿠팡은 온동네 케어를 단순 일회성 행사가 아닌, 건강에 이상 신호가 발견된 대상자들이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유선 상담을 통해 의료기관 방문을 안내하고, 실제 내원 여부를 확인하는 등 밀착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 진행한 장수군과 단양군 행사에서는 약 900여 명이 건강검진을 받았고, 이 가운데 총 164명의 이상 소견자를 지역 의료기관으로 연계했다. 이 중 91명은 실제 치료를 시작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지원 국회의원(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완도·진도), 명현관 해남군수, 민경매 해남군의회 의장, 김영옥 송지초등학교장, 임명란 해남군보건소장, 황인경 해남군자원봉사센터장을 비롯한 지역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민관 협력의 의미를 함께했다.
박지원 의원은 “땅끝마을 송지면 주민들을 위해 먼 길 찾아와 봉사해주신 의료진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건강한 일상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평소 의료기관 이용이 쉽지 않은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의료 지원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 사회공헌실 관계자는 “온동네 케어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한 예방 중심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 등 지역사회와 협력해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초구, 치매환자와 가족 위한 여름철 복합쉼터 '2026 서초쿨링센터' 운영
2026 서초쿨링센터 포스터. ⓒ서초구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가 13일부터 8월 21일까지 6주간 치매환자와 가족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지원하기 위해 ‘2026 서초쿨링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초쿨링센터’는 서초구치매안심센터 내곡 안심하우스 공간을 활용해 폭염기 치매환자에게 안전한 쉼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무더위쉼터로, 지난 2024년 처음 문을 연 이후 여름철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복합쉼터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머무는 쉼터’에서 ‘참여하는 쉼터’로 운영 방향을 새롭게 전환해 이용자들이 서초쿨링센터 곳곳에서 인지활동을 자유롭게 경험하고, 폭염 대비 건강관리 미션과 가족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건강관리와 돌봄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서초쿨링센터에서 운영되는 주요 프로그램은 ▲캘리그라피 부채 만들기, 필사 등 인지교구를 활용한 인지활동 체험 ‘쿨링 두뇌산책’ ▲숲속 분위기의 공간에서 음악, 향기, 마사지기로 휴식을 취하는 ‘쿨링 포레스트’ ▲폭염 대비 건강정보와 건강관리 미션을 제공하는 ‘쿨링 건강미션’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건강관리 미션 참여자에게는 주제별 건강 관련 기념품을 제공해 여름철 건강관리 실천을 독려하며 서초쿨링센터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교육과 힐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돌봄가족 교육인 ‘쿨 헤아림 가족교육’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도와 치매 어르신과의 의사소통 역량을 높이며 정서적 환기와 자기 돌봄을 지원한다. 쿨 헤아림 가족교육은 총 8회기,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힐링 프로그램은 총 6회기로 사전 신청을 받아 운영할 예정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누구나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원예 프로그램 ‘쿨링 가든’을 운영한다. 아울러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이 바리스타로 참여하는 ‘쿨링 기억다방’에서는 오미자차, 미숫가루 등 시원한 여름 음료를 제공하고 말복 특별 이벤트로 약 80명에게 닭강정도 대접해 이용자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돕는다.
한편 서초쿨링센터가 운영되는 서초구치매안심센터 안심하우스는 치매환자가 일상 속에서 인지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된 실내·외 주거환경 디자인을 갖춘 맞춤형 모델하우스로, 지난 2017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구는 안심하우스의 가정형 공간 구조를 활용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휴식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서초쿨링센터 운영을 통해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이 폭염으로부터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치매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치매환자 가족이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는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폭염에 급증하는 여름철 식중독과 장염 "상한 음식만 피하면 끝? 교차 오염 주의해야"
일산차병원 소화기내과 송경호 교수. ⓒ일산차병원
최근 집단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하는 등 여름철 식중독과 세균성 장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며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시기인 만큼, 식재료 관리와 개인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발생한 식중독 환자의 57%가 6~9월에 집중됐다. 특히 최근 5년간에는 8월보다 7월에 환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에는 살모넬라와 병원성 대장균, 생닭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캠필로박터, 해산물을 매개로 하는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주요 식중독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식중독과 세균성 장염은 주로 동물의 분변에 오염된 물에 닿거나, 처리 과정 등에서 오염된 육류와 채소를 섭취함으로써 감염되는 것이 보편적인 경로다. 일산차병원 소화기내과 송경호 교수는 "장염과 식중독의 원인을 단순히 '상한 음식'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차 오염이나 잘못된 식재료 보관·해동, 개인위생 소홀 등 다양한 요인이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여름철에는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에 식재료 보관과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평소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잡고 기본적인 위생 수칙만 잘 지켜도 상당수의 세균성 장염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식중독과 장염은 음식이 상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조리 과정 중의 '교차 오염' 역시 빈번한 원인이다. 생닭이나 생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를 충분히 세척하지 않고 과일이나 채소를 손질하면, 육류에 있던 병원균이 그대로 옮겨가게 된다. 육류를 만진 손으로 다른 식재료를 만지는 것도 같은 원리다.
특히 앞서 언급된 병원성 대장균 중에서도 치명적인 '장출혈성 대장균'에 교차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혈성 설사와 함께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유발할 수 있으며, 소아나 고령층에서는 급성 신부전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또한 살모넬라균 감염은 발열과 복통, 설사를 유발하며, 그중 일부 균종인 살모넬라 타이피는 장티푸스를 일으킬 수 있다.
아무리 신선한 식재료를 냉장고에 잘 보관했더라도, 조리 단계부터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세균 감염을 피할 수 없다.
여름철 실온 해동은 세균 증식을 폭발적으로 촉진할 수 있어 절대 피해야 한다. 냉동식품은 사용하기 전날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해동하거나, 밀봉한 상태에서 흐르는 찬물에 해동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냉동 해산물이나 어패류를 실온에 방치할 경우 장염비브리오균이 급격히 증식할 수 있다. 오염된 어패류를 실온에 방치하거나 충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하면 복통, 설사, 구토가 발생하며, 간 질환자나 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고위험군은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성 장염은 복통, 구토, 발열,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끓인 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회복된다. 설사를 멈추기 위해 임의로 지사제를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설사는 몸속으로 들어온 병원균과 독소를 배출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어 반응이다. 과도한 지사제 사용은 장운동을 억제해 병원균과 독소의 배출을 지연시킬 수 있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회복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
반면, 탈수가 있거나 수면을 방해하는 야간 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병원균이나 독소를 흡착하는 지사제는 효능이 있는 지사제를 처방 받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열이 지속되거나 혈변, 심한 복통이 있거나 영유아·고령자·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송경호 교수는 "세균성 장염과 식중독은 대부분 기본적인 위생 수칙만 잘 지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조리 전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육류용과 채소용 도마·칼을 반드시 구분해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급성 설사 원인균 검사는 환자의 대변을 통한 PCR 검사로서, 접수 후 3시간 내에 설사 원인균을 확인할 수 있다”며,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 치료가 회복을 앞당기는 경우도 있지만, 장출혈성 대장균처럼 항생제 사용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원인균 확인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반복되는 두통, 진통제로 버티면 안 되는 이유?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지긋지긋한 두통이 찾아올 때, 가장 먼저 서랍 속 진통제부터 꺼내 드는 사람들이 많다. 전체 인구의 80%가 한 번쯤 겪을 정도로 워낙 흔한 증상이다 보니, ‘약 한 알 먹으면 그만’이라거나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결코 가벼운 질환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매년 200만 명에 달하는 환자가 두통, 편두통, 두통증후군(질병코드 R51, R43, R44)으로 병원을 찾을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와 함께, 두통이라는 몸의 신호를 바르게 이해하고 전신의 균형을 되찾는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두통은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두통’과 뇌종양, 뇌혈관질환, 목디스크 등 뚜렷한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두통의 90% 이상은 일차성 두통에 속하며,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이 대표적이다.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잘못된 자세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머리를 띠로 꽉 조이는 듯한 통증이 양측으로 나타난다. 반면 ▲편두통은 머리 한쪽이나 양쪽에서 심장 박동에 맞춰 욱신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며, 심할 경우 메스꺼움, 구토, 빛과 소리에 대한 극심한 민감성이 동반된다. 최근에는 긴장형 두통에 편두통 양상이 겹쳐 나타나는 복합형 두통 환자도 늘고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두통은 일상적인 피로나 스트레스로 발생하지만, 뇌종양이나 뇌혈관질환 등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전체 두통 환자의 2% 내외로 드물게 나타나지만, 자칫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주의해야 할 증상은 벼락이 치듯 갑작스럽고 극심하게 나타나는 통증이다. 만약 두통과 함께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해지거나, 팔다리 마비 및 발음 이상이 동반된다면 심각한 뇌 질환을 알리는 알리는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이 외에도 50세 이후 처음 겪는 두통이나 평소와 양상이 완전히 다른 통증, 진통제를 먹어도 점차 악화하는 경우라면 즉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적인 두통은 우리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이상 징후로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불통즉통(不通則痛)’, 즉 기혈의 흐름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통증으로 설명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간양상항(肝陽上亢) 상태로 머리 쪽에 열이 몰리고, 소화 기능이 저하되면 담음(痰飮)이 형성되어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두통 환자 중에는 통증과 함께 소화 불량, 속 쓰림, 구역감 등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자세 문제로 순환이 정체되면 어혈이 생겨 특정 부위의 통증이 반복되며, 피로와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기혈이 부족해져 오후로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반복되는 두통은 기혈 순환 정체의 신호인 만큼, 통증 억제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인 전신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방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통증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통을 유발하는 몸의 근본적인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둔다는 점이다. 침과 약침, 부항 치료는 긴장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고 막힌 경락을 뚫어 혈류 순환을 촉진한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두통은 추나요법을 통해 경추와 관절의 틀어짐을 교정하여 신경과 혈관의 압박을 줄여준다. 더불어 환자의 체질과 상태에 맞춘 한약 치료는 저하된 장부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전신의 기혈 순환을 돕는다. 이러한 맞춤 치료를 꾸준히 병행하면 두통 완화는 물론 전신의 균형이 회복되어 한결 가벼워진 몸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
만성 두통에서 벗어나려면 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의 생활 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사용할 때는 수시로 자세를 점검해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고, 자신만의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실천하는 등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진통제로 일시적인 통증을 가리기보다는 몸 전체의 순환과 생활 습관을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적극적인 원인 치료와 일상 속 꾸준한 관리가 동반된다면 만성 두통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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