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한 주택에서 60대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 한 달 넘게 미제로 남으면서 경찰이 결정적 제보자에게 최대 1억 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남경찰청은 통영시 도산면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해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되는 결정적 제보를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제보자에게 관련 규정에 따라 신고보상금을 적극 지급할 방침이다.
신고보상금은 경찰청 고시인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최대 1억 원 이하로 책정된다. 해당 규정은 피해 규모가 크고 사회적 파장이 상당한 범죄 가운데 2명 이하를 살해한 사건의 보상금 상한을 1억 원으로 정하고 있다.
보상 대상은 범인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나 범죄 사실을 입증할 증거물을 제출한 사람이다. 경찰 수사에 협조해 범인 검거에 기여한 사람도 보상금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0일 오전 6시 34분쯤 통영시 도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했다. 가족은 안방에 쓰러져 있던 60대 여성 A씨를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택 내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건 당일 오전 2시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확보했다. 남성은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고 손에는 장갑을 착용한 상태였다.
용의자는 범행 이후 작은 손가방 등을 들고 주택을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금품을 노리고 침입해 A 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강도살인 사건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복면·장갑으로 흔적 차단…용의자 신원도 특정 못 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 주거지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였다. 인근 도로와 주택가에 설치된 CCTV도 폭넓게 확인했지만 용의자의 이동 경로나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아직 찾지 못했다.
범행이 인적이 드문 심야 시간대에 이뤄졌다는 점도 수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택 밖 CCTV 영상은 주변이 어두워 화질이 선명하지 않았고 용의자가 얼굴을 대부분 가리고 있어 인상착의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9일 만인 지난달 19일 통영경찰서 형사팀과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인력 30여 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이후 수사에 필요한 영장을 발부받아 통신과 이동 동선 등 여러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으나 사건 발생 30일이 넘도록 용의자의 신원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 초기 경찰은 CCTV에 찍힌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시민 제보를 받았다. 다만 공개적으로 최대 1억 원의 신고보상금 지급 방침을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범인이 피해자의 생활 패턴이나 주택 구조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 살펴보는 한편 면식범과 외부 침입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사라진 물품과 범행 전후 용의자의 동선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한 달 넘게 검거 소식 없어…지역사회 불안 확산

용의자가 장기간 잡히지 않으면서 사건이 발생한 도산면 일대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범인이 아직 통영에 있는 것 아니냐” “검거 소식이 없어 외출이 불안하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밤늦게 혼자 다니는 일을 피하거나 출입문 잠금장치와 CCTV를 다시 점검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적이 드문 농촌 주택가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고령 주민들의 불안이 더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가 장기화하는 과정에서는 사실과 다른 정보도 퍼졌다. 한때 SNS에는 ‘통영 강도살인 범인’이라는 제목과 함께 한 남성의 얼굴 사진이 확산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사진은 사건 초기 공개된 CCTV 장면을 인공지능 기술로 가공한 합성 이미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되지 않은 사진이 빠르게 퍼지면서 무관한 사람이 용의자로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합성 사진을 유포할 경우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특정된 용의자나 공개수배 대상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경찰은 제보 내용과 수사 상황을 종합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팀을 중심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가용 경력을 총동원해 범인을 검거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과 관련된 결정적인 정보를 알고 있는 시민은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며 “범인 검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보에는 규정에 따라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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