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긍정의 힘으로’ 르세라핌과 피어나가 맺은 푸른 혈맹 ‘퓨어플로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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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긍정의 힘으로’ 르세라핌과 피어나가 맺은 푸른 혈맹 ‘퓨어플로우’ [종합]

스포츠동아 2026-07-13 07:57: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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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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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르세라핌의 음악은 언제나 두려움과 힘을 두 발로 삼아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의 정규 2집 ‘퓨어플로우 파트.1’에서 두려움과 힘은 하나로 화해했다.

‘두려움은 없다’고 외친 데뷔 앨범 ‘FEARLESS’가 이들의 젊은 치기와 독기를 밀어붙였다면 르세라핌의 5월 발매된 정규 2집은 ‘두려움을 알기에 더 강하다’는 보다 성숙한 명제를 내세운다. 르세라핌의 두 번째 월드투어 ‘퓨어플로우’는 그 추상적인 메시지를 피지컬적으로 확장한 결과다.

11일과 1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르세라핌의 두 번째 월드 투어 ‘2026 LE SSERAFIM TOUR ‘PUREFLOW’’(퓨어 플로우)가 막을 올렸다. 지난해 첫 투어의 출발점이었던 약속의 장소에서 1년 만에 다시 열린 공연이었다. 

정규 2집과 두 번째 월드투어는 모두 ‘순수한 흐름’이란 뜻을 가진 ‘퓨어 플로우’(PUREFLOW)란 이름을 공유한다. 이는 ‘힘 있는’을 뜻하는 ‘파워풀’(POWERFUL)의 문자 배열을 바꾼 애너그램으로, 유순한 흐름 속에 깃든 단단한 심지를 함의하고 있다.

두려움을 모르던 소녀의 패기를 넘어, 두려움을 마침내 힘으로 치환한다는 메시지는 르세라핌의 음악뿐 아니라 이들 그룹의 서사와도 맞물린다. 앞서 리더 김채원이 정규 2집 발매를 코앞에 두고 갑작스러운 목 부상으로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정규 2집은 활동은 4인 체제로 진행됐다. 김채원은 2개월여간 치료와 휴식에 집중한 끝에 마침내 월드투어에 차질 없이 합류할 수 있게 됐다.

‘퓨어플로우’는 리더 김채원의 화려한 복귀 무대이자, 5인 체제 르세라핌의 압도적인 시너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리. 앞선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완전히 날린 ‘해소의 장’이 되기도 했다. ‘퓨어플로우 파트.1’ 음반 발매 이후 첫 대규모 공연인 만큼 정규 2집 수록곡이 대거 공개됐다.

사진제공 |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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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공연, 인트로 퍼포먼스와 함께 등장한 멤버들은 시원한 테크노 사운드로 화제를 모은 ‘CELEBRATION’의 헤드뱅잉 춤으로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뒤이은 ‘Creatures’ 무대에서는 말 그대로 탈인간적 존재인 ‘크리처’를 형상화한 댄서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선보였다. 공연장은 순식간에 르세라핌의 ‘크리처 세계관’ 물들며, 관객을 빠르게 몰입시켰다.

참신함 뒤에는 반가움이 뒤따랐다. 정규 1집 수록곡으로 르세라핌의 히트곡 메들리 가운데 하나인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무대가 펼쳐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푸른 빛의 ‘피어나’(팬덤명)의 열렬한 환호와 떼창이 쏟아졌다. 이어진 무대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 선보이는 ‘INTRO : Pureflow’로 멤버들의 내래이션이 더해졌다.

혼란 끝에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한 크리처와 중앙 무대를 향해 당당한 워킹을 뽐내는 멤버들 뒤로 이번 공연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가 드러났다. 대형 LED를 통해 나타난 문구에는 ‘우리는 두려움이 없는 존재가 아니기에, 강력하다’(FOR WE ARE NOT FEARLESS, THEREFORE POWERFUL), ‘퓨어플로우가 우리를 통해 흐른다’(PUREFLOW RUNS THROUGH US)라고 쓰여 있었다. 멤버들과 댄서들은 이러한 깨달음조차 축제인 양 제자리에서 뛰고 춤추며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 에너지는 다시 객석의 거대한 푸른 빛 응원봉의 흐름으로 이어져 ‘퓨어플로우가 우리를 통해 흐른다’는 이들의 명제를 실체화했다.

이어 분위기가 가라앉더니, ‘우리 어떻게 더 사귈 수 있을까’ 전주가 흘렀다. 멤버들 역시 서정적인 곡의 분위기에 맞게 중앙 돌출무대에 앉아 라이브를 펼쳤다. “난 너의 도움이 필요해”, “너 없이 날 설명할 수 없어 다신”이란 애절한 가사가 인상적인 곡은 멤버들이 서로 간의 관계성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다. 객석의 피어나 역시 노래에 맞춰 응원봉을 좌우로 흔들며 멤버들의 감동 서사에 천천히 젖어 들어갔다.

사진제공 |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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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플로우’ 콘셉트 중 하나인 중세 고딕풍의 고혹적인 의상을 입고 있던 멤버들이 밸리 걸 스타일의 옷으로 갈아입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정규 2집 수록곡 무대가 펼쳐지고 이윽고 ‘HOT’부터 ‘Perfect Night’, ‘Blue Flame’, ‘Blue Flame’, ‘EASY’ 등에 이르기까지 공연에 최적화된 히트곡 메들리가 펼쳐지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이번에는  월드투어의 규모에 맞게 황홀하고 역동적인 밴드 사운드 편곡이 더해져 새로움을 더했다. 특히 ‘1-800-hot-n-fun’에서는 멤버들의 의상에 맞게 해외 클럽 분위기로 연출돼 한여름의 이국적인 분위기로 몰입감을 더했다.

이날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발표돼 메가 히트를 기록했던 타이틀곡 ‘붐팔라’ 무대였다. ‘붐팔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고 ‘후회 없이 현재를 즐기자’는 르세라핌만의 주문. 무대 중앙에는 뮤직비디오에 나온 것과 유사한 대형 스피커 전차가 등장했고 그 주변으로는 수많은 댄서가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막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무대로 사파리 콘셉트 의상으로 갈아입은 멤버들이 등장했다. 

5인 완전체로 ‘붐팔라’ 무대를 선보인다는 것, 자체에도 의의가 있었지만 공연장의 온 눈과 귀는 단연 유튜브에서만 100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케이(K)팝 팬덤을 들끓게 했던 ‘바로 그 장면’에 쏠렸다. 리더 김채원의 재치 있는 오프닝 시퀀스는, 영상으로는 폭발적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무대로는 이번 공연을 통해서야 마침내 성사됐다. 김채원의 독보적 오프닝 파트가 마침내 라이브로 선보이자, 객석에서는 터질 듯한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김채원은 특유의 흡인력 있는 눈빛과 제스처로 현장의 뜨거운 열기에 화답했다.

사진제공 |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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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또 다른 신드롬으로 번지기도 했다. 11일 첫날 공연이 끝난 직후 SNS에는 ‘김채원 붐팔라 오프닝’이 다시 한번 주목받으며 오르며 앞선 화제성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김채원의 ‘붐팔라’ 오프닝 시퀀스가 담긴 쇼츠(짧은 영상) 등을 접한 팬덤은 그의 별명인 ‘쌈무’와 ‘붐팔라’를 더해 “붐팔라의 근본 ‘쌈팔라’가 돌아왔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멤버들 사이에서도 이는 단연 뜨거운 화두였다. 12일 공연에서 멤버 홍은채는 어제(11일) 첫 공연이 끝나고 SNS에 ‘쌈팔라’ 반응이 폭발했더라며 운을 뗐다. 김채원은 “괜찮았냐” 수줍게 물으며 “(피어나)에게 너무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속내를 고백했다. 무대에서 멘트를 이어가던 김채원, 카즈하, 홍은채는 팬들을 위해 ‘붐팔라’의 오프닝 시퀀스를 저만의 스타일로 다시 한번 재현하며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히트곡 메들리가 다시 한번 힘찬 시동을 걸었다. ‘ANTIFRAGILE’과 ‘CRAZY’, ‘SPAGHETTI’가 이어졌고 ‘UNFORGIVEN’과 ‘Fire in the belly’에서는 관객이 전원 기립해 함께 무대를 즐겼다. 이날 공연에선 ‘Irony’, ‘iffy iffy’, ‘Trust Exercise’ 등 처음 공개되는 정규 2집 수록곡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퓨어플로우를 형상화한 곡선형 구조와 유동적인 공간은 르세라핌만의 메시지를 한층 더 직관적으로 묘사한 연출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진제공 |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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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무대까지 끝난 뒤 멤버들은 두 번째 월드투어의 막을 힘차게 열어젖힌 소감을 밝혔다. 홍은채는 “눈 깜짝할 새 이틀이나 지나갔다. 공연 제목이 ‘퓨어플로우’인 만큼 정규 2집 준비할 때부터 기억이 스쳐 지나가더라”며 잠시 회상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이어 “곡에 담긴 서사들을 피어나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불렀다”고 말했다.

사쿠라는 “지난번 투어가 말 그대로 공연 같은 분위기였다면 이번엔 하나의 영화를 보는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저희끼리의 관계성이나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했다”며 공연에 담긴 이야기를 강조했다. “시간은 똑같이 흐르지만 각자 느끼는 속도는 다른 것 같다. 좋은 건 빨리 지나가고, 힘든 건 늦게 지나가지 않냐. 저는 피어나와 보내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고도 전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부상에서 회복하고 마침내 다시 합류하게 된 리더 김채원도 마이크를 잡았다. “저희 공연은 무대를 하는 저희뿐만 아니라 아래에 있는 피어나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오늘도 좋은 공연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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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진은 지난 투어에 반추해 이번 투어 공연의 의미를 되새겼다. “지난 투어의 많은 경험들이 이번 투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그는 “유독 투어동안 우리(르세라핌)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가 무엇을 가장 사랑하는지, 누구를 위해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느낀다”는 성숙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 때 느꼈던 것들이 결국 퓨어플로우로 귀결됐다며, 이번 투어 역시 앞으로를 위한 경험들을 새롭게 채워가는 시간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카즈하 역시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고백했다. “여러분들이 제가 무대에 서는 이유이고, 제가 존재하는 이유다. 항상 저희를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멤버들은 모처럼의 완전체 무대에 감격하기라도 한 듯 “르세라핌은 확실히 5명일 때가 빛나는 것 같다”며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나아가 르세라핌 음악과 서사의 밑거름이 될 월드투어 ‘퓨어플로우’의 장대한 여정은 총 23개 도시, 32회 공연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에서 막을 올린 공연은 25일 일본 오사카와 30일 가나가와에서 차례로 열리며, 일본 전역을 비롯해 미국 LA와 시카고, 워싱턴,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베를린을 거쳐 타이베이와 싱가포르 등지로 이어진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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