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등에 대한 투자 확대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가격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그 여파가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 전자기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반도체 인플레이션(Chipflation)'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위축과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PC 출하량이 연간 약 2억 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 수익성 확대는 계속되지만 가전 및 스마트폰사업은 적자 전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애플과 LG전자 등 스마트기기 및 가전 전문업체들은 심각한 원가상승 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제조업체들은 AI 서버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생산능력 대부분을 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과 PC에 사용되는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계약 가격은 수 분기 연속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스마트폰, PC는 물론 가전 제품 가격을 밀어 올리는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 현실화되고 있다.
공급망에 따르면 지난 11일 애플은 일부 아이폰17 일반 모델 생산라인의 생산량을 기존 계획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 조정은 차세대 아이폰18 일정과는 무관하며, 핵심 원인은 원자재와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분석된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TSMC의 3나노 공정의 A19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애플이 장기 계약을 통해 확보했던 저가 부품 재고마저 올해 2분기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맥(Mac)과 아이패드 제품군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인상이 진행됐으며, 그동안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온 아이폰 역시 더 이상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아이폰17 생산 감축이 향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이폰18 시리즈 출시와 함께 애플이 전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 장기간 누적된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업체들은 AI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메모리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으며, 이를 빌미로 TSMC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첨단 공정 가격인상을 진행하고 있디.
시장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가격이 오른 3나노와 5나노 공정뿐 아니라, 성숙 공정인 7나노 제품까지 추가로 5~10% 수준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투자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메모리 공급 부족과 반도체 가격 상승 역시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애플, 구글,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TSMC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텔과 삼성전자 등 대체 파운드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 내 공급망 균형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AI가 촉발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과 PC를 비롯한 소비자 전자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IT 시장 전반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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