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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공공분양 사업장은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요구한 보증비율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협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권도 집단대출 협약과 신규 대출 취급에 신중한 분위기인 만큼 실제 협약 시기와 대출 조건이 예년보다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은 올해 본청약을 진행 중인 수도권 공공분양 입주자모집공고에도 반영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플러스에 올라온 고양창릉 S-3·S-4블록과 남양주왕숙2 A-3블록, 신혼희망타운인 성남낙생 A-1블록, 부천역곡 A-2블록, 시흥하중 A-1블록 등의 공고문에는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취급 여부가 미정이며 집단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수분양자가 자력으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안내가 담겼다.
공공분양은 통상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구조로 분양대금을 납부한다. 분양가가 6억~7억원인 단지라면 중도금만 3억~4억원에 달해 집단대출 실행 여부가 계약자의 자금 조달을 좌우하는 구조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국토부는 앞서 고양창릉 S-3블록 나눔형 사전청약 당첨자에 대해 첫 중도금 납부 시기인 2027년 5월에 맞춰 내년 1분기 중 시중은행과 집단대출 협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단대출이 통상 첫 중도금 납부를 앞두고 금융기관과 협약을 체결하는 절차인 만큼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집단대출이 추진되더라도 당첨자들의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이다. 사전청약부터 본청약까지 4~5년이 지나면서 기본형건축비와 공사비, 택지비 등이 반영돼 주요 단지의 분양가 자체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고양창릉 S-4블록 전용 84㎡는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보다 약 1억 9800만원, 남양주왕숙2 A-3블록은 약 1억 7000만원, 고양창릉 S-3블록은 1억 4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신혼희망타운인 성남낙생 A-1블록도 전용 59㎡ 기준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가 5억 1003만원이었지만 본청약 확정 분양가는 6억 8238만원으로 약 1억 7235만원(33.8%) 올랐다. 전용 55㎡와 51㎡ 역시 각각 약 1억 5000만원, 1억 4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자기자금 부담에 계약 여부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 앞서 고양창릉 S-4블록 사전청약에 당첨된 A씨(38)는 “분양가가 오를 것은 예상했지만 중도금 대출 문제까지 겹칠 줄은 몰랐다”며 “옆 블록에서는 전용 모기지 논란까지 나오면서 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청약에 당첨된 뒤 아이가 둘이나 태어났는데 이제 와서 당첨을 포기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개인이 먼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문제는 이처럼 분양가가 크게 올랐더라도 이를 보완할 별도 제도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현재는 분양가 상승분을 보전하거나 계약 시기를 늦춰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고, 특별 금융지원도 없다. 국토교통부는 고양창릉 S-3블록의 경우 전용 모기지 한도를 최대 5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는 기존 약속을 유지하는 조치일 뿐 분양가 상승이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지원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계약을 포기하면 사전청약 당첨 지위도 함께 사라진다. 수년간 기다린 시간이 별도로 보상되는 제도도 없다. 실제 자금 부담은 계약 포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본청약을 받은 3기 신도시 단지를 보면 사전청약 당첨자 10명 가운데 약 4명이 본청약 접수를 포기했다. 신혼희망타운인 인천계양 A-9블록은 당첨자 151명 가운데 94명(62.3%)이 본청약을 하지 않았고, 고양창릉 S-1블록도 362명 중 150명(41.4%)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남아 있는 사전청약 단지들도 본청약이 이어질수록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장기 사업에 따른 위험을 일부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수요자들은 정부 정책을 전제로 자금 계획을 세우고 청약 여부를 결정한다”며 “최근 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승으로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진 만큼 정책 환경이 달라졌더라도 당초 약속한 지원은 최대한 이행해 정책 신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분양가가 올랐더라도 공공택지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계약을 포기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선택은 아니다”라며 “자금 부담이 커진 수요자를 위해 계약 시기나 납부 일정 등을 일부 조정해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해주는 방안은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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