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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은 12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앤리조트(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9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주고받으며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브룩 핸더슨(캐나다)과 동타를 이룬 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던 유해란은 불과 13일 만에 다시 메이저 정상에 오르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품었다.
이번 우승은 여러 기록을 새로 썼다. 유해란은 셰브론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넬리 코다(미국)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메이저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특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불과 13일 만에 다시 메이저 정상에 오르며 메그 맬런에 이어 LPGA 투어 메이저 우승 간격 최단 타이기록(13일)을 세웠다.
한국 여자골프 역사에도 굵직한 이름을 새겼다. 유해란은 2019년 고진영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메이저 2승을 거둔 한국 선수가 됐고, 박인비와 고진영에 이어 한국 선수 역대 세 번째 시즌 메이저 2승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2019년 고진영 이후 처음으로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한 한국 선수가 됐다. 개인 통산 LPGA 투어 우승도 5승으로 늘렸다.
상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상금 195만 달러(약 29억3000만원)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40만 달러(약 20억5000만원)를 더해 최근 13일 동안 메이저 대회 두 번으로만 약 335만 달러(약 50억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의 의미는 기록보다 더 깊다. 에비앙은 유해란의 골프 인생에서 꿈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2018년 국가대표였던 유해란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또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때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당시 예선전 성격으로 열린 에비앙 아시아 챌린지에서 우승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고, 17세의 나이로 처음 메이저 무대를 밟았다. 그보다 앞선 2015년에는 에비앙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이 코스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첫 메이저 도전은 컷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로 끝났다. 하지만 그 실패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며 느낀 경험은 유해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는 “언젠가 꼭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그 꿈을 이루기까지는 8년이 걸렸다.
프로 전향 뒤 KLPGA 투어에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유해란은 2023년 L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 안착했다. 이후 꾸준히 우승을 쌓아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았고, 올해 메이저에서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마침내 에비앙 정상까지 정복했다.
특히 최근 열린 메이저 두 대회를 모두 제패한 유해란은 명실상부한 새로운 ‘메이저 퀸’으로 올라섰다. 흔들림 없는 아이언샷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승부처마다 보여준 강한 집중력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8년 전 아시안게임 대표 탈락의 아쉬움을 안고 에비앙으로 향했던 17세 소녀는 세계 최고의 메이저 챔피언이 되어 다시 에비앙 하늘에 태극기를 가장 높이 올려놓았다. 컷 탈락의 아픔을 딛고 정상에 오른 그의 우승은 기록 이상의 감동을 남겼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도 이어졌다. 임진희는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야마시타 미유, 사이고 마오(이상 일본)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소미는 마지막 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10위를 차지했고, 양희영은 9언더파 275타로 공동 15위, 김세영은 7언더파 277타로 공동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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