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36)의 이적을 계기로 울산 웨일즈 관련 계약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KBO리그 퓨처스(2군)리그 소속 울산은 지난 11일 하재훈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원소속팀 SSG 랜더스에서 웨이버로 공시된 하재훈은 7일간의 양도 절차를 거쳐 지난 7일 '자유의 몸'이 됐다. 현행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르면 웨이버로 공시된 선수는 7일 이내 계약을 양도받겠다는 구단이 없으면 자유계약선수로 신분이 변경된다. 다만 이 경우 어느 구단도 그 선수와 당해 연도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하재훈이 울산과 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특한 구단 운영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 2군 전문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울산은 KBO 가맹 구단이 아니다. 이 때문에 KBO리그 통일계약서(표준계약서)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규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구단인 만큼 선수 계약과 신분에도 일반 KBO 구단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웨이버 공시 이후 다른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하재훈이 같은 해 울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배경 덕분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른바 '이중 계약'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계약을 양도할 구단을 찾지 못한 SSG는 KBO 규약에 따라 하재훈의 잔여 시즌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반면 하재훈은 울산과 별도의 계약을 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사실상 두 계약 관계가 동시에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하재훈은 잔여 시즌인 11월까지를 계약 기간으로 설정해 울산과 계약했다. 만약 하재훈이 후반기 SSG 2군 경기에 출전할 경우, SSG로부터 잔여 연봉을 받으면서도 울산 소속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선수로서는 (경기를 계속 뛸 수 있으니) 나쁠 게 없지만 구단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다른 나라 리그나 연천 미라클 같은 독립구단이면 모를까 KBO 2군 구단 아닌가. 선수를 영입하려면 이적료를 줘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다. 정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KBO 규약에 따르면 웨이버로 계약이 양도되는 경우 300만원의 이적료가 발생하지만, 하재훈은 이마저도 해당하지 않는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려면 울산 관련 규약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KBO는 현재 '제2의 울산 웨일즈' 창단을 목표로 오는 28일까지 희망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과 같은 형태의 2군 전문 구단이 추가로 생길 경우, 이번 사례와 같은 계약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O 관계자는 "울산은 선수들에게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향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민해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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