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혁명수비대는 이란 국영 IRIB 방송을 통해 “허가받지 않은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던 선박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며 “추가 통지와 미국의 역내 간섭이 끝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떤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며 “‘적’이 이 사건을 구실로 삼아 실수를 저지르면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후 미국은 이란의 선박 공격에 대응해 이란을 공습했고 이란은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등 역내 미군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다. 무력 사용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지난달 양국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의 핵심이지만 이처럼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지속적인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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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모두 강경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이란과의 대화를 지속하겠다면서도 이란과의 휴전 종료를 공식 선언했고 이란은 ‘항복은 없다’며 맞대응했다. 이날도 이란 협상 대표단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일방적인 합의의 시대는 끝났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해협 재봉쇄→미국의 3차 공습→이란의 반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사실상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한 외교적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전날 오만과의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해협 안전 통항 보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미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만 측 항로는 전쟁 이전처럼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되 이란 측 항로는 이란의 사전 승인을 거치는 제안서를 오만 측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는 통행료 부과에 대한 조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고집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단순한 해상 통로가 아니라 역내 영향력을 확대할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동결 자산 제재 해제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를 더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속적으로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걸프국의 경제까지 지배하면 미국의 제재 완화를 포함한 나머지 성과도 결국 뒤따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충돌이 반복되고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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